'기생충', 일본서도 통했다…박스오피스 1위 "주말 매출만 40억원"

입력 2020-02-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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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 주말 일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영화가 일본에서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기는 2005년 `내 머릿속의 지우개` 이후 15년 만이다.
17일 일본 고교(興行)통신 등에 따르면 `기생충`은 지난 주말 이틀간(15~16일) 전국 276개 상영관에서 3억7천만엔(약 40억원)의 매출을 올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매출액은 24억9천만엔(약 2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일본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가운데 `내 머릿속의 지우개`(2005년·30억엔), `외출`(2005년·27억5천만엔)에 이어 흥행 순위 3위에 해당한다.
지난 주말 일본 박스오피스 2위는 `1917`이 차지했고, 3위는 일본 멜로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 4위는 일본 공포 영화 `하울링 빌리지`였다.
지난해 12월 27일 선보인 `기생충`은 개봉 초기 흥행 5위를 기록했으나, 이달 10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휩쓴 뒤 `1917`과 일본 영화들을 제치고 결국 정상을 차지했다.
일본 배급사 측은 "5위로 출발한 한국 영화가 역주행 흥행에 성공해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것은 `기생충`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일본에서 한국 영화는 2000년 개봉한 `쉬리`(18억엔)로 주목받기 시작한 뒤 `공동경비구역 JSA`(2001년·11억6천만엔)가 10억엔 이상 매출을 올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한류 붐이 일면서 `태극기 휘날리며`(2004년·15억엔)를 비롯해 전지현 주연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2004년·20억엔), 정우성·손예진이 호흡을 맞춘 `내 머릿속의 지우개`, 배용준·손예진이 주연한 `외출`도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한류 붐이 식기 시작하면서 이렇다 할 만한 흥행작을 내놓지 못했다.
국내 영화계는 `기생충` 흥행을 계기로 다시 일본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 유력 일간지인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지난 13일 `기생충`을 극찬하는 사설을 실으면서 "최근 들어 사회 문제를 파고드는 메시지가 강한 영화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지만, 애니메이션과 디즈니 작품이 흥행하는 일본에선 사회성 높은 작품의 상업적 성공을 좀처럼 기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기생충의 쾌거는 일본 영화계의 등을 밀어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기생충`은 북미에서도 지난 주말 550만달러(약 6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 주말보다 234%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10월 개봉 이후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 지금까지 북미에서 거둔 수입은 4천400만달러(521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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