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한국인에 대해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계속 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대구나 경북에 거주하거나 방문한 이들에 한정해 입국을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 베트남과 싱가포르에 이어 일본도 이런 조치를 했다.
26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 금지를 하는 국가는 17곳이다.
전날보다 베트남과 싱가포르, 이라크, 일본 등 4곳이 늘었다.
일본은 이날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에 체류한 이력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후베이(湖北)성과 저장(浙江)성 체류 이력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구 등을 추가한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일측으로부터 입국제한 조치를 발표 예정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외교 경로를 통해 통보받았다"면서 "과도하거나 불합리한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신중한 대응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25일부터 대구·경북에 거주하거나 이곳을 최근 14일 이내에 경유한 이들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 24일 대구발 항공기를 통해 베트남 다낭으로 입국했던 한국인 20명 중 18명은 곧바로 격리됐다가 전날 밤 귀국행 비행기를 타야 했다. 한국 교민인 나머지 2명은 14일간 격리된 뒤 현지에 남기로 했다.
싱가포르도 최근 14일 이내 대구나 청도를 방문한 경우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이라크는 한국과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 출발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이라크는 한국이 이미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해놓고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입국 절차가 강화된 국가는 13곳으로 타지키스탄, 모잠비크, 콜롬비아가 추가됐다.
타지키스탄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국가로부터 입국하는 모든 이들을 격리하고 있다.
모잠비크는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입국한 외국인이 감염 증상을 보일 경우 14일간 자가격리를 권고하고 있는데 지난 23일 한국 여권 소지자의 입국을 거부하기도 했다.
콜롬비아는 최근 14일 내 한국, 중국, 일본 등을 방문한 외국인을 공항 내 보건소에서 문진하고 결과에 따라 병원 이송을 결정한다.
한편 중국은 여전히 외교부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는 전날부터 일본과 한국 등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강제 격리하고 있다.
외교부는 중국 지방정부 차원의 이런 격리가 중국 정부의 공식 정책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자국민의 한국 여행 자제를 권고한 국가도 늘었다.
네덜란드, 마카오, 오스트리아, 러시아 등 22곳이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상향하거나 불필요한 여행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뉴질랜드, 몽골, 쿠웨이트, 체코, 라오스 5개국은 한국과 직항노선을 중단했거나 중단할 계획이다.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조치 구체적인 사항은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