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들 "코로나19 사과할 이유 없다…중국에 감사해야"

입력 2020-03-04 19:23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로 확산하면서 발원지인 중국이 사과해야 한다는 `중국 사죄론`이 대두되자 중국 매체들이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아울러 한술 더 떠서 중국은 떳떳하다면서 전 세계가 중국에 감사해야 한다는 논리까지 펴고 있다.
대부분 인터넷 기반 중소 매체들을 통해 퍼지고 있는 이런 주장은 "중국이 발원지라는 증거가 없다"는 중국 최고 감염병 권위자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의 발언을 근거로 삼고 있다.
중국 금융 및 정세 분석으로 유명한 위챗 계정인 황성칸진룽은 4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미국은 중국에 사과하고 세계는 중국에 감사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이 글은 신화망 등 중국 주요 매체에도 이례적으로 대거 게재돼 눈길을 끌었다.
이 계정은 미국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중국인 입국을 막아 중국을 고립시키고 커다란 경제적 충격을 줬는데 이제는 미국에서 바이러스 확산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에 마스크와 약품 수출을 금지하면 미국은 코로나19의 지옥에 빠질 수 있다면서 미국은 중국에 대한 잘못된 행동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계정은 "중국이 세계에 사과해야 한다는 논조가 급부상하고 있는데 이는 황당한 소리"라면서 "중국은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막대한 희생을 치렀고 엄청난 경제적 투입을 통해 전파 경로를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계정은 중난산 원사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현재 많은 연구도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대거 확산했지만, 근원지가 중국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면서 "이 바이러스의 근원이 다른 나라에서 온 것일 수 있으며 미국, 이탈리아 등 아시아와 관련 없는 국가에서도 발생하고 있어 중국이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미국이 중국에 사과하고 세계는 중국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할 이유가 충분하며 당당하게 요청할 수 있다"면서 "중국의 엄청난 희생 덕분에 전 세계가 코로나19에 맞서 싸울 귀중한 시간을 얻었으며 중국은 혼자서 전염병을 저지하려고 오랜 기간 버텼다"고 역설했다.


북경일보 시사평론란을 담당하는 중국 장안관찰도 "한국, 일본, 이탈리아 등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중국이 바이러스를 세계에 퍼뜨렸다`는 비난이 일고 있지만, 중국이 사과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장안관찰은 "코로나19는 자연재해일 뿐"이라며 "중국은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고 우한(武漢) 시민의 희생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이어 "미국에서 시작돼 수많은 희생자를 낸 `스페인 독감`에 대해서 미국 역시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사과해야 할 근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돼 전 세계에 퍼지면서 2년간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재앙급 독감을 말한다.
민족주의 성향을 자극하는 비슷한 내용의 뉴스는 많은 구독자를 거느린 유명 필진이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같은 조직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 진르터우탸오 같은 뉴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확대 재생산됐다.
중국 일부 누리꾼도 관련 뉴스를 공유하며 "중국이 사과할 필요 없다", "많은 질병의 근원이 외국에 있어도 사과를 하는 국가는 못 봤다" 등 이 같은 의견에 동조했다.
중국 정부 또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책임을 외부로 돌리는데 가세하고 나섰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개별 매체가 어떤 근거도 없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멋대로 칭하는 것은 중국에 전염병을 만든 나라라는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것으로 전적으로 다른 저의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오 대변인은 "현재 바이러스 발원지를 찾는 작업이 진행 중인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 "세계보건기구(WHO)도 여러 차례 코로나19는 세계적 현상이며 발원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중국 유명 방송인은 지난달 코로나19와 관련해 세계에 사과하자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화권 매체인 둬웨이는 지난달 25일 관영중앙(CC)TV 유명 앵커이자 인터넷 스타인 추멍황이 웨이보에 이와 같은 주장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글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추멍황은 웨이보에 `우리는 말의 어조를 다소 온화하면서도 미안함을 담아서 하지만, 주눅이 들거나 우쭐거리지 않고, 마스크를 쓴 채 전 세계를 향해 절을 하고 `미안합니다. 폐를 끼쳤습니다`라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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