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위기' 에이치엔티…지난 1년간 무슨 일이?

이민재 기자

입력 2020-04-0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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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엔티(HNT)가 갑작스럽게 내부통제 미비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리면서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3일 삼정회계법인은 에이치엔티의 2019년 연결 재무제표에 대한 회계감사 결과 `의견 거절`을 결정했고 내부 회계관리제도 검토의견에 대해선 `비적정`을 표명했다. 삼정회계법인은 "법인인감 등의 사용이 완전하게 기록돼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여러 지적 사항을 내놨다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며 매매 거래를 중지했고 에이치엔티는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초까지 감사 의견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고 2018년에는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던 걸 볼 때, 투자자들은 관심은 지난해 5월 최대주주 변경 이후 자금 흐름에 쏠리고 있다.
○ 에이치엔티, 실제 최대주주는 누구?
지난해 5월 코아시아는 보유 중인 에이치엔티 주식 443만7,740주(32.02%)를 한국전자, 에이치엔티자율주행펀드1호, 에이치엔티자율주행펀드2호에 양도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전자와 에이치엔티자율주행펀드1호, 2호는 계약금을 포함해 각각 180억원, 43억원, 43억원을 지불했다.
한국전자는 `주식회사 일이`에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해당 180억원 자금을 차입했다. 이 과정에서 코디엠바이오컨소시엄 등으로부터 대여받은 주식을 담보로 상상인증권에서 80억원을, 코디엠의 자회사인 이엔케이컨소시엄으로부터 100억원을 빌리게 된다.
지난 2월 말에는 한국전자가 이엔케이컨소시엄으로 주식 100만주를 양도해 이엔케이컨소시엄이 에이치엔티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지난 5월 말 이후 사실상 최대주주가 차입 관계 등을 고려하면 코디엠이란 의견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서 인수한 한국전자와 관련 펀드 자금 출처를 확인해야 한다"며 "실제 주주가 누구인지 따라 에이치엔티와 연관 회사에서 또 다시 감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최대주주 변경 후 `자금 유출 확대`

최대주주 변경 이후, 수백억 원 이상 유출된 사내 현금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8월에는 위너스임페리얼전문사모펀드 1호에 30억원 규모로 투자를 했고 11월과 12월에는 캘비던글로벌M&A펀드 1호, 2호에 가입해 각각 60억원, 35억원을 넣었다. 위너스메자닌전문투자형 3호까지 합하면 150억원 이상 펀드 가입에 들어간 셈이다.
또 자회사 설립에 179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자율주행 기업이자 미국법인인 팬옵틱스(Panoptics Industries)을 지난해 7월에 만드는데, 24억원을 투자했고 이중 80% 가량은 우모(UMO) 인수에 쓰였다. 65억원이 들어간 아이엔케이컨소시엄도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졌다. 80억원 전환사채(CB) 매입 등을 통해 투자된 엠디이(MDE)는 만들어진 지 1년 만에 59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에는 코디엠으로부터 46억원에 부동산을 매입했는데, 해당 건물은 코디엠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루트원플러스에 임대를 제공했다. 지난 1월에는 루트원플러스에 6억7,000만원을 대여했다.
이외에 휴림로봇 유상증자에 47억원을 투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금 유출이 지난 5월 이후 본격적으로 이뤄졌다"며 "사내 현금이 쓰인 만큼, 그 용도에 대한 정확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앞서 삼정회계법인은 연결 감사보고서를 통해 "관계기업, 투자주식 등에 대한 평가의 적정성과 회계처리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 에이치엔티 "재감사로 상폐 사유 해소"
에이치엔티는 홈페이지 공지 글 통해 "당해 외부감사인과의 재 감사 계약을 통해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지적된`의견거절`사유를 해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해 외부감사인과의 재감사 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할 경우에는 금융 감독당국이 지정한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2020년도 감사의견`적정`을 받음으로써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에이치엔티에 이번 상황과 최대주주 변경 등 관련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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