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타임' 놓친 금융당국…되풀이 되는 투자사기

이민재 기자

입력 2020-04-14 07:50   수정 2020-04-1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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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라임자산운용 사태는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감독당국의 발걸음은 더디기만 합니다.
코로나19 영향이라지만 투자자 손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역금융펀드에 대한 현장조사는 이제야 시작됐습니다.
감시와 감독, 시기 적절한 사태 수습이라는 `골든 타임`을 놓친 금융당국이 제대로 이번 사태를 수습할 수 있을지 우려만 커지고 있습니다. 이민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조6천억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투자 손실 사태가 12년째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있는 키코(KIKO)처럼 실타래를 풀지 못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됩니다.
금융감독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뒤늦게 지난 9일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작했는데, 최근 경기 악화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투자 피해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손해 배상 비율 등에 대한 금감원의 분쟁 조정이 충분치 않아 소송으로 번진다면 과거 사례을 볼 때 사태 해결까지 10년 이상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송성현 한누리 변호사
"이번 (금감원의) 분쟁 조정은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철저한 사실 관계 확인과 법적 검토를 거쳐서 고객과 금융기관이 모두 납득할만한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의 사전 감시, 감독 소홀 문제가 계속해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규제완화로 당국의 규제망을 벗어난 사모펀드가 우후죽순 생겼고 모험자본 육성이란 슬로건 아래 자본시장이 양적 성장으로만 쏠리면서 부실이 커졌다는 평가입니다.
금융당국이 올해 초 규제 강화로 다시 돌아섰지만 이미 늦었다는 지적입니다.
또 라임자산운용 펀드 규모가 2년 만에 1조원에서 5조원으로 급성장하는 동안 금융당국이 손을 놓고 있었던 게 부실 펀드를 양산한 또 다른 원인이라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인터뷰>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국장
"불완전판매, 사기판매와 더불어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소홀로 발생한 참극이라 철저한 조사를 통해 실효성 있는 대책, 관련자 엄벌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라임자산운용과 불법 거래를 했단 정황이 증권사에서 이제 다수의 상장사와 투자조합으로 일파만파 커지고 있고, 불완전판매와 사기 의혹까지 불거진 것을 볼 때, 자본시장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업계간 책임 떠넘기기에서 벗어나 자본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한 제도 마련과 금융당국의 감시, 감독 강화가 동시에 이뤄지지 않는다면 라임 사태가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합니다.
한국경제TV 이민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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