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로 돌아가겠다" 미 봉쇄 해제 시위 확산…시위 막아서는 의료진 '눈길'

입력 2020-04-21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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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봉쇄 조치에 반발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시위자가 탄 차량을 마스크를 쓴 의료진이 맨몸으로 막아서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시선이 집중되기도 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조기 재개가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일(현지시간) 미 콜로라도주 주도 덴버 시내 한복판 교차로에서는 `자유의 땅`이라고 쓴 피켓을 든 차량 속 여성과 이 차량을 막아선 의료진 차림의 인물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초록색 의료용 복장을 하고 방역용 N95 마스크를 쓴 채 팔짱을 끼고 결연하게 막아선 간호사를 향해 여성은 "여기는 자유국가다. 자유의 땅"이라면서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이 여성은 "공산주의가 좋으면 중국으로 가라. 중국으로 가라"라면서 "당신은 일하러 가는데 나는 왜 가면 안되느냐"고 외치기도 했다.
간호사는 말없이 도로 한복판에 꿋꿋이 서 있었다. 영상에서는 "그는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지 않느냐. 3만5천명 넘게 죽었다"고 여성을 향해 반박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 영상은 트위터에 게시돼 80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영상을 트위터에 올린 마크 젠은 "코로나19 피해를 직접 본 두 명의 간호사가 평화롭게 시위를 벌였다"고 적었다.
경제정상화를 요구하는 시위대와 아직은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집중할 때라는 의료진의 대립이 상징적으로 드러난 장면이다. 영상과 사진을 보면 2명의 간호사가 등장하는데 어느 기관 소속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워싱턴주 올림피아에서는 민주당 소속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가 50명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자 이에 반발하는 이날 시위에 2천500명가량이 참석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시위 주최 측은 보건 당국의 지침대로 참석자들에게 마스크를 포함한 얼굴 가리개 착용을 권고했으나 이를 준수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시위를 조직한 엔지니어 타일러 밀러(39)는 "셧다운 기준이 되는, 필수 사업장이냐 비필수 사업장이냐라는 구분법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시위는 텍사스와 위스콘신, 오하이오, 미네소타, 미시간, 버지니아주 등지로 계속 확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2천200만명 이상이 실업수당을 신청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우리의 미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며 시위를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파우치 소장은 20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제정상화 요구 시위 확산과 관련해 "(지금 상황이) 경제적 관점에서 피해를 입히는 건 맞다. 하지만 바이러스를 통제하지 못하면 진정한 경제회복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섣불리 행동할 경우 역효과가 날 것이라면서 너무 이른 경제정상화의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코로나19 검진 역량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주정부 간 견해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소속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와 민주당 소속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검진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한 데 대해 "완전히 사실과 다르다", "망상에 불과하다"고 각각 반박했다.
메릴랜드와 버지니아, 워싱턴 DC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 감염자가 늘고 있으며, 뉴저지에서는 이날만 3천900명이 늘어 최근 2주간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이밖에 보스턴과 시카고에서도 감염자와 사망자가 늘고 있다.
반면, 오하이오와 텍사스, 플로리다 등은 5월 1일이나 그 전에 경제 활동 재개를 검토 중이다.
또 미시간과 오하이오 당국은 연방 정부가 면봉과 시약 등을 지원할 경우 검진 역량을 2∼3배 높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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