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주주들은 마냥 웃을 수 없습니다.
동학 개미가 끌어올린 주가도 여전히 매도 공세 중인 외국인의 영향으로 높은 추가 상승을 낙관하기만은 어려워 보입니다. 방서후 기자입니다.
<기자>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이후 외국인은 7조원 가까이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습니다.
깜짝 실적이 나온 오늘(29일) 매수로 돌아서긴 했지만 그간의 매도 공세에 비하면 미미한데, 그럼에도 외국인 주주 비중은 55%를 넘습니다.
동학 개미들이 아무리 사들여봤자 외국인이 돌아오지 않는 한 주가가 시원하게 치고 올라가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주요 제품 수요에 대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는 2분기부터 실적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IM(모바일)과 CE(가전) 부문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54%, 7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같은 반도체 대장주라도 오로지 반도체만 하는 SK하이닉스와 달리 모바일·가전·디스플레이 매출이 전체의 70% 이상에 달하는 만큼 당분간 외국인의 빠른 복귀를 점치기는 힘들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과거 스페인 독감도 세 번의 큰 사이클이 있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고 있긴 해도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직은 트레이딩 관점에서 시장을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본다. 여전히 경기 방향성이나 기업 실적에 대해 너무 낙관적으로 V자 반등을 예상하는 접근은 지양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개미들이 끌어올린 주가에도 아직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손실 구간이라는 점 또한 추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조정장 이후 개인의 삼성전자 전체 순매수 금액(약 7조3천억원) 중 오늘 종가보다 비싸게 주고 산 금액만 해도 4조원에 달합니다.
마의 5만원을 넘겼다 해도 촘촘히 쌓인 또 다른 매물벽에 가로막힐 수 있단 얘깁니다.
다만 코스피200 지수 내 특정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을 30% 이내로 제한하는 '캡(cap)' 제도가 폐지되면서 수급 불안 우려를 덜었고, 향후 견조하게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는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를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시장 지배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인터뷰> 김호균 하나금융투자 영업부 금융센터 차장
"비대면 산업이 커지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데이터센터 비중이 상당히 커지고, 그쪽에서 상당한 매출이 나온다. 따라서 반도체 칩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고, 그러면 삼성전자가 하는 업이 굉장히 많은데 반도체 부문에서 만큼은 언택트 시장과 엮여서 갈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결국 변동성 장세가 해소되지 않는 한 개미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