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도자들, '코로나19' 백신에 10조원 지원약속...트럼프만 빠져

입력 2020-05-05 09:52   수정 2020-05-0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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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세계 주요국들이 재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유럽,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주요국들이 신속하게 사태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고 실천에 힘을 보태기로 했으나 최근 고립주의 성향을 내비쳐온 세계경제 1위국 미국은 불참했다.
AP, 로이터 통신, BBC방송 등에 따르면 세계 30여개국과 독지가들은 4일(현지시간) 3시간 동안 개최된 `코로나19 국제적 대응 약속 온라인 회의`를 통해 74억 유로(약 9조9천148억원)를 내놓기로 했다.
이날 회의는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노르웨이와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일본이 공동으로 주최한 모금행사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은행이 공동 구성한 `전 세계 준비태세 감시 위원회`(GPMB)가 추산한 국제적 자금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것으로, 75억 유로 모금을 목표로 했다.
모금액은 국제 민간공동기구인 감염병혁신연합(CEPI),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 주로 국제 보건 기구를 통해 진단법, 치료제, 백신을 개발하고 배포하는 데 사용될 방침이다.
목표액 가운데 40억 유로가량은 백신 개발에, 20억 유로가량은 치료제에, 15억 유로가량은 진단 부문에 쓰일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되도록 빨리 누구나 살 수 있을 만한 가격에 백신, 치료제, 감염검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불과 몇시간 만에 집단적 약속이 이뤄졌다"며 "전례 없는 국제협력이 가동되는 데 힘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며 "오늘은 국제적인 약속 마라톤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5억 유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5억2천500만 유로를 약속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백신을 찾기 위한 경주는 국가 간의 경쟁이 아니라, 우리 생애의 가장 긴급한 공동의 노력"이라면서 3억8천800만 파운드(5천899억원)를 약속했다.
한국은 5천만 달러(613억원)를 내놓기로 했다.
이탈리아는 1억4천만 유로, 노르웨이는 10억 달러, 스위스는 3억8천100만 달러, 네덜란드는 2억950만 달러, 호주는 3억5천200만 호주달러(2천760억원)를 약속했다.
사우디는 5억 달러, 쿠웨이트는 4천만 달러, 아일랜드는 2천만 달러, 스웨덴은 1천700만 달러, 포르투갈은 1천90만 달러, 핀란드는 3천93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30만 달러를 약속하며 아프리카연합(AU) 회원국들로부터 6천100만 달러를 추가로 걷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6천만 달러를 내놓기로 했다.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터키, 모나코 등은 금액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지원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도주의 단체인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 창립자인 멜린다 게이츠도 1억 달러, 팝스타 마돈나도 110만 달러를 보내기로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목표액이 새로운 도구를 신속히 개발하기 위한 착수금일 뿐이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누구든지, 어디에서나 지원을 받을 수 있으려면 이날 모금액의 5배가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호주, 이스라엘, 일본, 요르단, 남아공, 터키 정상과 함께 EU 주재 중국 대사가 발언했다.
그러나 미국은 일절 참여하지 않았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취임한 뒤 국제 현안을 두고 다자주의 접근을 기피해왔다.
특히 미국은 이번 회의를 주도한 EU와 통상, 안보, 환경 등 갖은 분야에서 갈등을 빚어왔으며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싸고는 무능과 친중국 성향을 주장하며 WHO를 비난하고 있다.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미국이 WHO에 자금지원 중단을 선언하고 이날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이번 행사에는 안보 문제 때문에 EU와 마찰이 커지고 있는 러시아도 참여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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