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매일 복용하고 있다는 폭탄 발언을 내놓자 의학계에서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간 보건의학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대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약효가 입증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심장 질환이나 합병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류머티즘 관절염, 루푸스 등 자가면역 질환 환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례를 따를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마다 진행하는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예방 차원에서 다른 약과 함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수십 년 전부터 말라리아 치료제로 승인받은 약물로 일부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학계에서는 현재까지 드러난 연구 결과로 볼 때 코로나19에 대한 이 약의 효과가 제한적이며, 투약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해 환자에게 이를 예방 목적으로 처방하지 말도록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심장박동이나 망막 관련 안구 질환, 간 또는 신장에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스꺼움이나 설사, 감정 기복, 피부 발진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데이비드 유어링크 토론토대 임상약학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이 `미친 짓`이라며 "부작용이 없을 때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코로나19에 대한 잠재적 치료제로 이 약을 언급한 이후 품귀 사태가 시작됐는데, 이번 언급으로 또다시 사재기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재닛 우드콕 미 식품의약국(FDA) 약물 평가·연구센터장은 트위터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의존하는 환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약이라며 "약물 부족으로 이들 환자의 복용이 어려워지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환자들이 이 약을 비롯해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와 같이 아직 실험 단계에 있는 약물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내놨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이 약을 복용할 경우, 온라인 등 불분명한 경로를 통해 약물을 구매하지 말고, 의료진과 병력 및 복용 중인 약물에 대해 상의를 거칠 것을 당부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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