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된다니 멀쩡해도 한다"…40·50대 '백내장 수술' 폭증

입력 2020-06-30 08:16   수정 2020-06-30 09:28

노안 교정용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 권유
보험금 3년만에 6배 폭증
"노안과 백내장은 다른 질환…부작용 속출"

대표적인 노인성 안구질환인 백내장으로 수술을 받는 `젊은`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백내장 수술은 국내 주요 33개 수술 가운데 수술건수가 가장 많을 뿐만 아니라 2018년 상반기 기준으로 입원 진료비 연간 증가율(21.1%)도 가장 크다.
대표적 노인성 질환이라는 인식과 달리 50대 이하 중년층에서 수술 증가가 가파르다.
2018년 50대의 백내장 수술건수는 2015년과 비교해 54.2%나 폭증했다.
40대의 수술건수도 31.7%나 뛰었다.
같은 기간 60대(23.5%)와 70대 이상(7.5%)의 증가율을 크게 웃돈다.
40대와 50대의 수술 인원도 각각 17.3%와 38.0% 급증했다.
이 기간 60·70대의 인구는 각각 18%와 9% 증가했지만, 50대는 3.59% 증가에 그쳤고 40대는 3.65% 감소했다.
백내장 수술이 최근 젊은층에서 크게 증가하는 배경은 노안 교정효과가 있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이 대거 시행되기 때문이다.
고대 구로병원 안과 송종석 교수는 "백내장 수술 발전에 따라 중장년층이 노안을 교정하면서 백내장을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수요가 커졌다"며 "이는 세계적으로 비슷한 추세"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젊은 백내장` 환자가 증가했을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학술적 근거가 없는 가설에 불과하다고 송 교수는 단언했다.
실제로 녹내장이나 굴절 및 조절 장애(노안) 등 다른 노인성 안과질환으로 치료받은 40·50대 인원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기관과 보험업계는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실손보험 적용 대상이라는 점을 더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는다.
정부는 백내장 수술이 급증하자 진료 세부항목이나 기간에 무관하게 건강보험 진료비 총액을 고정했다.
그러나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을 하게 되면 인공수정체 값 등을 환자에게 추가로 청구할 수 있다.
의료기관이 일반 백내장 수술만 하면 한쪽 눈에 건강보험 진료비 97만∼130만원(환자 부담금 19만∼26만원)만 받지만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은 300만원가량을 받는다. 양쪽 눈 검사·수술비가 800만원에 이르는 곳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의료기관은 백내장 수술이 시급하지 않은데도 노안 교정효과를 강조하며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유도, 부작용 위험과 비용 부담을 키운다는 의심을 받는다.
금융감독원이 접수한 제보 사례를 보면 일부 안과는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먼저 확인해 가입 환자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 수술을 권하고, 미가입 환자는 일반 백내장 수술만 시행했다.



13개 손해보험사가 작년에 지급한 백내장 관련 보험금은 약 4천500억원으로 3년만에 5.7배 수준으로 폭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에만 작년보다 34% 증가한 1천500억원이 지급됐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일부이긴 하나 꼭 필요하지 않은 백내장 수술을 부추기는 안과가 있다"며 "자기 부담금이 거의 없는 실손보험 가입자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을 쉽게 결정하는 경향도 있다"고 추측했다.
수술이 늘어나며 부작용 보고도 이어지고 있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소비자원이 접수한 안과 피해구제 신청 84건 가운데 `백내장 진료 피해`가 4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40대와 50대가 전체의 33%에 해당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정확한 백내장 진행 정도와 부작용에 관한 설명을 충분하게 듣고, 자신의 지병(기저질환)을 고려해 신중하게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며 "다초점 인공수정체에 대해서도 장점과 한계, 비용, 부작용 정도를 이해하고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내장 진행 정도를 판단하는 필수 검사는 `세극등현미경 검사`가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수술을 결정하기 전 세극등현미경 검사 영상을 요청했을 때 제공을 거부한다면 다른 의료기관에서 추가 진료를 받아보는 것도 불필요한 수술을 피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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