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서울 대규모 집회에 방역 우려…경찰·서울시 난감

입력 2020-08-11 07:41  



수도권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속출하는 가운데 보수단체들이 광복절(15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를 관리해야 하는 경찰과 서울시는 일단 `집회를 사전에 금지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여건상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인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와 자유연대 등은 토요일이며 공휴일인 15일 정오부터 경복궁 인근 사직로 일대에서 `8·15 건국절 국민대회`를 열기로 했다.
신고된 집회 장소는 종로구 적선현대빌딩과 사직공원을 잇는 300여m 거리 3개 차도와 인도다. 참가자는 2천명 규모라고 자유연대 등은 밝혔다. 참가자들은 집회 후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할 예정이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여러 보수단체도 사직로에서 각각 집회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반발하며 최근 을지로와 여의도에서 촛불집회를 열어온 `6·17규제 소급 적용 피해자모임` 관계자 등도 이들 집회에 개별적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경찰은 전체 집회 규모가 2천명 수준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보수단체 일각에서는 참가자가 1만명을 넘어설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대규모 인원이 참석하면서도 감염병 예방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경찰과 서울시가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 금지가 되지 않는 한 집회의 자유를 보장할 의무가 있는 경찰은 공간을 내주게 돼있다"며 "2천명만 온다고 하면 마스크를 쓰도록 하고 간격을 만들기가 문제없을 것 같은데, 참가자 수가 그보다 더 늘어나면 방역이 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집회 금지 통보 여부는 서울시가 판단해야 하는 사안"이라면서 "경찰이 지방자치단체의 상급기관도 아니고 집회를 금지하라고 할 수도 없다. 그저 이런저런 애로사항이 있다는 얘기만 서울시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집회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서울시에 이번 집회를 어떻게 처리할지 묻는 공문을 지난주에 발송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은 집회가 예정대로 열린다고 보고 참가자 간 거리 확보와 차량 우회 등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복절 당일 낮에는 사직로 외에도 중구 한국은행 앞에서 우리공화당이 주최하는 태극기집회 등 다른 도심 집회도 예정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주말에 신고된 것과 비슷한 규모의 집회는 지금도 많이 열리고 있다"며 "금지 장소가 아니라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올해 2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회를 금지한 도심 구역은 서울역 광장에서 청와대 인근 효자동삼거리로 이어지는 광장·도로·인도다. 여기에는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광화문 광장이 포함된다.
시는 광화문 광장과 서대문역을 잇는 신문로를 비롯해 경복궁 서편으로 국무총리공관까지 가는 도로·인도와 종로1가 일대의 집회도 금지했다.
이런 도심 금지구역을 제외하면 `부동산 규제 반대`나 `박근혜 전 대통령 복권` 등을 외치며 수천 명이 모인 집회가 별다른 제지 없이 열려 왔고 노동단체들의 집회도 마찬가지였다.
집회금지구역으로 미리 지정되지 않은 곳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도 서울시에 의해 금지된 최근 집회의 사례는 지난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여의도에서 열려던 5만여명 규모의 `전국노동자대회`가 유일하다.
민주노총은 체온 측정과 명부 작성 등 기본 대책을 마련해 제시했으나, 서울시는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세 등을 근거로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집회 사전금지 기준과 관련해 "인원수만을 따지는 것은 아니며, 감염병 확산의 위험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15일 집회의 경우 일단 종로구와 경찰이 현장에서 코로나19 예방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한 뒤, 지켜지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따른 법적 조치를 사후에 취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집회 참가자들에게 `자발적 방역 참여`를 요구하는 데 그친다면 책임을 다하는 게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료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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