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만큼 했다' 文 대통령, 의료계 향해 '최후통첩'

정원우 기자

입력 2020-08-31 17:00   수정 2020-08-3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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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어떤 조건? 이해하기 어렵다"
"히포크라테스 선서 잊지 말라"
"정부 선택지 많지 않다" 최후 경고


의료계가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확대 철회를 요구하며 집단휴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그간의 대화노력을 언급하며 "그 이상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문 대통령은 3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엄중한 국면에 의료계가 집단적인 진료 거부를 중단하지 않아 대단히 유감"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처럼 국민에게 의사가 필요한 때가 없다"며 의료계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코로나가 위중한 상황에서 의료 공백만은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여러차례 양보안을 제시했고, 합의가 이루어져 해결이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후 정부가 약속한 협의체와 국회가 제안한 국회 내의 협의기구 등을 통해 의료 서비스의 지역 불균형 해소와 필수 의료 강화, 공공의료 확충뿐 아니라 의료계가 제기하는 문제들까지 의료계와 함께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보건복지부는 그간 대한전공의협의회 측과의 대화 및 협의 과정을 공개했다. 이례적으로 협상 과정을 공개하며 의료계를 압박한 것이다. 정부 측 발표에 따르면 전공의들은 정부와 국회, 범의료계 등 3차례에 걸친 협의에도 부결된 투표를 재투표하면서까지 집단휴진을 이어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의사들이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는데 그 이상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의사가 있어야 할 곳은 환자 곁"이라며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 번째로 생각하겠노라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법을 집행하여야 하는 정부의 입장에서 선택지가 많지도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26일 문 대통령은 의료계가 2차 집단휴진에 돌입하자 "의료계와의 대화를 통한 설득 노력도 병행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하루 뒤 27일에는 의료계 집단휴진을 `군인이 전장을 이탈하는 것`, `소방관들이 화재 앞에서 파업하는 것`에 빗대면서도 대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날은 더 이상 대화 노력은 언급하지 않았다.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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