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자존심도 버렸다…특급호텔, 홈쇼핑서 대박

입력 2020-09-29 06:58   수정 2020-09-2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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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사실상 '제로'
내국인 노린 할인 '궁여지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객 유치에 직격탄을 맞은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이 홈쇼핑 채널을 통해 국내 호캉스족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29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조선호텔은 최근 서울 시내 부티크 호텔인 레스케이프 호텔 투숙상품을 신세계TV쇼핑에서 판매해 목표치를 100% 달성했다.
이 업체는 앞서 6월부터 신세계TV쇼핑에서 4성급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역의 투숙 상품을 팔아 목표 대비 200%에 달하는 예약률을 기록했다.
여름철인 7월 홈쇼핑에 방송된 부산·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숙박 상품 역시 휴가철과 맞물려 목표치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지난 5월 서울 시내 특급호텔로는 최초로 GS샵과 손잡고 TV 홈쇼핑을 통해 숙박 상품을 팔았다.
당시 상품 가격은 최저가 기준 13만원을 밑돌았는데, 서울 한복판 5성급 호텔로는 파격적인 금액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호텔은 이 홈쇼핑 방송을 통해 5∼8월 2만건에 달하는 예약 실적을 기록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관계자는 "서울 시내 특급호텔로는 첫 시도였기 때문에 주목도가 높았다"며 "처음 시작할 때는 홈쇼핑 판매에 대한 우려도 컸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CJ오쇼핑은 르메르디앙 호텔과 손잡고 20만원대 기획 특가 패키지 상품을 내놨다.
이처럼 호텔 업계가 홈쇼핑을 찾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이 사실상 `제로`로 떨어진 데다가, 과거 상당 부분 매출을 뒷받침해주던 비즈니스 수요마저 끊겼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도처럼 내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이 아닌 서울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과 맞물려 상황이 더욱 어렵다.
서울 시내 주요 특급호텔은 이번 추석 연휴 예약률이 5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 2개 가운데 1개는 비어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직원 인건비 등을 막기 위해서는 내국인 투숙객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지난해에만 해도 일반적이지 않은 판매 채널이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부산·제주와 비교해 내수 고객 비중이 낮은 서울의 경우 홈쇼핑 채널을 통해 새로운 고객에게 노출되는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체 역시 코로나19로 강원·제주 같은 국내 상품 이외에는 여행 상품을 아예 팔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며 "서울 시내 특급호텔 숙박 상품 판매는 홈쇼핑과 호텔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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