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가 총리 '학술회의 논란' 대규모 집회…"정권 날아갈 일"

입력 2020-10-06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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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총리 산하의 독립 특별기관인 `일본학술회의` 회원 후보자 6명의 임명을 거부한 것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규탄하는 첫 대규모 항의 집회가 6일 열렸다.
일본 헌법 9조 개정에 반대하는 `전국시민행동`은 이날 저녁 도쿄 총리 관저 앞에서 일반 시민 등 7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집회를 열고 임명 거부 철회를 촉구했다.
집회에는 임명에서 배제된 오자와 류이치(小澤隆一) 도쿄지케이(東京慈惠)의대 교수(헌법학)가 참가해 "(이번 사태는) 학술만이 아닌 일본 국민 전체의 문제"라며 "국회가 엄중하게 추궁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의견을 제시하고 국민 행복을 실현하는 것이 학술회의"라며 독립성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학문의 자유를 지켜라` `임명 거부를 철회하라`는 문구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사이타마(埼玉) 시에서 왔다는 고레에다 오사무(是枝修·69) 씨는 "국민에게 설명하지 않고 법적 절차도 무시하고 있다"며 "(정권 초기가 아닌) 여느 때 같으면 정권이 날아갈 만한 일"이라고 분개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16일 취임한 스가 총리는 최근 일본학술회의 신규 회원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학술회의 측이 추천한 105명의 후보 중 6명을 배제해 학문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임명을 거부한 학자들이 안보관련법, 특정비밀보호법 등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집권기에 추진하던 정부 정책에 반대 의견을 밝힌 사람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스가 총리는 5일 출입기자단과의 공동인터뷰에서 "일본학술회의는 정부 기관으로, 연간 약 10억엔의 예산을 쓰면서 활동하고, 임명된 회원은 공무원 입장이 된다"면서 특정 학자의 임명을 거부한 것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정부 시책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임명 대상에서 배제한 것은 아니라며 학문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지적에 대해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4천여명의 연구자가 소속된 일본과학자회의가 지난 3일 비판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이날도 헌법학자 등으로 구성된 `입헌민주주의 모임`이 스가 총리가 거부한 학자 6명의 임명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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