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코로나에도 역대 3분기 최대 실적…'펜트업' 가전수요 폭발

신동호 기자

입력 2020-10-0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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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전자는 8일 3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액 16조9196억원, 영업이익 9,5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8%, 22.7% 증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역대 3분기 기준 각각 최대다.
기존 3분기 최대 기록인 2019년 3분기 매출(15조7,007억원)과 2009년 3분기 영업이익(8,51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른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 증가와 함께 `집콕 효과`가 발생해 생활가전 및 TV부문에서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 3분기 영업익 1조 육박…가전으로 웃었다

당초 시장의 전망치(컨센서스)는 8천억원 초중반이었는데 이를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했고 2분기 영업이익(4,954억원)의 2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LG전자 실적은 지난 수년간 상반기에 좋고 하반기에 부진한 `상고하저` 흐름을 보였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펜트업 효과와 더불어 `집콕` 트렌드에 따른 프리미엄 가전, 대형 TV의 판매 확대가 역대 최대 하반기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을 담당하는 `생활가전(H&A) 사업` 부문은 매출 6조원, 영업이익 6천억원을 각각 상회한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철 장마가 길어지면서 에어컨 판매가 감소했지만 마진율이 높은 건조기와 스타일러, 제습기 등 스팀 가전을 중심으로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TV 사업을 총괄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 본부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프리미엄 TV 수요가 늘면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개선돼 전년 수준을 회복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에 적자를 내왔던 사업 실적이 개선된 것도 호실적을 견인했다.
모바일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 본부는 북미시장의 판매 호조와 중·저가폰의 판매 확대 등으로 지난 분기 대비 적자폭을 대폭 줄였다.
`자동차솔루션(VS) 사업` 본부 또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가동 재개 등으로 인해 적자 규모를 줄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 본부는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예측됐다.

■ 이제 전장사업 기대한다…내년 `흑자` 기대

LG전자는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자동차솔루션(VS)사업본부의 흑자 전환 시기를 내년으로 잡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자동차솔루션(VS)사업본부의 제품·기술 R&D 등에 총 6,293억원을 투입했다. 올해에도 600억원 이상을 쏟을 계획이다.
자동차솔루션(VS)사업본부는 2015년 1조8,300억원에서 지난해 5조4,650억원으로 연평균 1조원씩 꾸준히 매출을 늘리고 있지만, 영업손실은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완성차 업체가 부진을 겪으며 자동차솔루션(VS)사업본부도 타격을 입었다.
다만 지금까지의 적자는 시장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과거 낮은 가격으로 수주했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내년부터 저가 수주 비중을 줄이고, 전기차 부품 등 고부가 물량을 확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섰고, 인포테인먼트시스템도 GM과 벤츠 등으로 고객사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자동차솔루션(VS)사업부문을 자동차 전장사업에 집중시키며 수익성 개선을 모색 중이다. LG전자는 최근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배터리팩 생산라인을 분리하고, 오는 12월 LG화학에서 분사해 출범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자동차솔루션(VS)사업본부는 최근 전기차 부품의 주문급증 추세를 고려하면 수주잔고가 60조원을 웃돌 가능성도 큰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 4분기 이후 과거 저가 수주된 전장부품의 매출인식이 종료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2분기부터 전장부품 부문의 흑자전환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동차솔루션(VS)사업부의 수주잔고가 60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이익에 기여하기 시작하면 주가 상승의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 등 미래산업과도 접점이 크기 때문에 LG전자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 1조원 돌파 기대감 커져

LG전자가 올해는 하반기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LG전자의 올 하반기 영업이익이 1조3천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작년 하반기 대비 45%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하반기 LG전자의 실적은 역시나 가전부문이 이끌 전망이다.
특히 4분기부터는 전 세계 시장규모가 각각 88조원, 56조원으로 추정되는 마스크, 탈모 시장에 공기청정 기능의 퓨리케어 마스크, 탈모치료기인 프라엘 메디헤어 등의 기능성 신가전을 출시하며 이익 성장 견인이 기대된다.
렌탈 사업도 부각되고 있다. LG전자 렌탈 사업 연말 계정 목표치는 전년 대비 35% 성장한 270만개다.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 역시 견조한 이익 체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요 이동이 빨라지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 길어지며 좋은 TV로 컨텐츠를 즐기려는 소비자도 늘어났다.
LG전자가 시장전망치에 부합하는 영업이익을 거둔다면 이는 지난 2009년 하반기에 기록한 역대 최대 하반기 영업이익인 9648억원을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증권사들은 LG전자의 하반기 실적 전망치를 지속 상향하고 있어 기록경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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