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에 53억 기부
평생을 가난한 이웃을 위해 봉사해 `상계동 슈바이처`로 불렸던 김경희 은명내과 원장(향년 101세)이 타계했다.
23일 세브란스병원은 김 원장이 22일 저녁 이 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1943년 세브란스의전(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전신)을 졸업했다. 졸업 전인 1941년 보육원 아이들을 치료하기 시작해 광복 후에는 일본과 만주 등에서 귀국한 무의탁 동포를 무료로 진료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길을 걸었다.
빈민을 위한 무료 진료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위한 무료 독서실 운영, 무의탁 노인과 몸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심부름 서비스, 가정환경이 불우한 청소년을 위한 장학사업 등을 실천했다.
1984년에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은명내과를 열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해왔다. 모두에게 진료비로 1천원만 받는 `천원 진료`가 유명하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선행 시민상, 연세의학대상 봉사상, 아산사회복지대상, 보령의료봉사상 등을 수상했다.
1996년 4월에는 경기도 하남과 서울 상계동 토지 등 평생 모은 전 재산 53억원을 연세의료원과 모교를 위해 기부하기도 했다. 이에 세브란스병원은 2005년 새 병원을 개원하며 대강당의 이름에 김 원장의 호인 `은명`(殷明)을 차용해 명명하고 뜻을 기렸다.
빈소는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4일 오전 7시. 유족으로는 부인 임인규 여사와 2남 2녀가 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남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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