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도권 2.5단계 대신 '2+α' 선택한 이유 있다

입력 2020-11-29 20:27   수정 2020-11-2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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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반발·경제적 피해 우려


정부가 29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 2단계로 유지하면서 사우나와 단체운동, 음악교습 등 위험한 시설 및 활동에 대한 핀셋 조치를 도입하는, 이른바 `2+α` 카드를 택했다.
이는 2.5단계 격상이 야기할 사회적 반발과 경제적 피해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증했으나 고령층 비율이 높지 않다는 점과 5일 간격으로 이미 2번이나 격상한 수도권의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이번 주에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전망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최근 해외유입을 제외한 국내발생 확진자만 하루 500명 넘게 나오는 등 이번 `3차 유행`이 심각한 수준으로 전개되자 지난주 후반부터 수도권과 전국에 대한 거리두기 격상 여부를 검토해왔다.
최근 1주일(11.23∼29)간 신규 확진자가 하루 평균 441.6명꼴로 발생한 가운데 거리두기 단계 격상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416명에 달해 이미 전국 2.5단계(400∼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시) 기준에 들어온 상태다.
지역적으로는 신규 확진자의 70%가 나오는 수도권이 진원지다.
게다가 앞으로 하루에 1천명 이상 신규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경고와 함께 이번 3차 유행의 규모가 지난 2∼3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수도권 2.5단계 선제 격상론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정부는 2.5단계 격상보다는 거리두기 효과를 당분간 지켜보면서 젊은 층 중심의 위험도 높은 활동에 대해 선별적 추가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택했다.
이는 방역과 경제, 국민정서 등을 두루 고려한 판단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와 국민이 함께 `방역의 주체`가 돼야 코로나19와의 장기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고도 종합적인 판단 끝에 내린 결론이라는 것이다.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수도권 2단계 조치에 따라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시설은 현재 91만 개에 달한다. 2.5단계가 되면 마트와 학원, 영화관, PC방 등 주요 생활시설이 밤 9시 이후 문을 닫고, 결혼식과 장례식은 50명 미만 규모로만 치러야 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피해가 지금보다 훨씬 커지게 된다.
이에 2단계를 유지하되 최근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거나 젊은 층의 이용이 잦은 목욕장, 실내체육시설, 학원·교습소 등에 대한 핀셋 방역 조치를 도입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2.5단계 격상에도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사실상 봉쇄 조치에 해당하는 3단계 카드밖에 남지 않는다는 점도 이번 판단의 한 요인이 됐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2+α` 조치 배경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은 궁극적으로 국민의 일상과 사회·경제적 활동의 양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국민이 방역 조치에 협력하지 않거나 지나친 피로감을 느낄 경우 거리두기의 효과는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중대본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에서 일률적으로 단계를 조정하기보다 상황에 맞게 적절히 필요한 조치를 하는 `정밀방역`을 통해 국민의 일상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방역의 효과를 거두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최근 신규 확진자의 연령 구성과 의료체계의 여력 측면에서도 2.5단계 격상은 이르다고 판단했다.
최근 확진자 중 60세 이상 고령층은 20% 내외로, 고령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지난 8월의 `2차 유행` 당시보다는 중환자 발생 등 국내 의료체계에 가해지는 부담이 낮은 편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고령층 환자 비율이 40%를 초과하면 `위험` 수준으로 간주한다.
다만 생활방역위원회와 감염병 전문가들은 환자의 급격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병상도 한계에 달할 수 있는 만큼 중환자 병상과 감염병전담병원, 생활치료센터 등 의료 여력을 미리 충분히 확보할 것을 정부에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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