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없어도 괜찮아'…1조 원 로봇개 인수한 이유 [한입경제]

김종학 기자

입력 2020-12-25 10:38   수정 2020-12-29 11:06

    70년간 자동차만 만든 현대차
    '로봇개'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미래 '이동 수단' 패권 쥐게될까


    지난해 네 발 달린 콘셉트카 `엘리베이트`를 선보인 현대차 그룹이 진짜 다리를 달린 차를 개발하긴 할 모양입니다. 연말을 앞둔 지난 11일 현대차그룹은 미국 로봇 개발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갖고 있던 지분 가운데 80%를 현대차(3,585억원, 지분 30%), 현대모비스(2,390억원, 지분20%), 현대글로비스(1,195억원, 지분 10%), 정의선 회장 사재 출연을 포함해 9,560억원에 인수합니다. 그런데 1967년 설립 이후 `네 바퀴`달린 완성차 생산과 판매에 주력하던 회사가 `걷고 달리는` 로봇회사를 왜 인수하는 걸까요?

    ● 인공지능·소프트웨어 약점 메울 1위 로봇 기업

    현대차가 직접 개발하거나 ATG, 오로라 등을 통해 투자하고 있는 자율주행 차량, 도심형 항공기 등은 장애물을 피해 경로를 정확히 따라가는 제어기술, 인공지능이 핵심입니다. 이 가운데 현대차가 갖추지 못한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번 인수 한 번으로 메워주는 겁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1992년 MIT 레그랩으로 시작한 로봇 엔지니어링 회사입니다. 미국 국방부와도 작업을 했고, 2013년 구글X가 사들였다가 4년 뒤 소프트뱅크그룹이 인수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원격 작업과 감지 기술 등을 복합적으로 구현한 로봇 개 `스폿(SPOT)`은 2019년부터 상용화를 시작했고, 상자 운송 로봇인 핸들(HANDLE), 인간형 로봇인 아틀라스(ATLAS) 등의 기술도 개발 중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차가 계열사간 비용 부담을 크게 떠안지 않으면서도 사물 운반, 공간 인식 등 복합적인 기술들을 자율주행에 활용할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수 발표와 함께 자율주행 개발 관련 소프트웨어 계열사 3곳을 합병하고 조직을 개편했습니다. 폭스바겐그룹, 다임러 등이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을 확충하고 전장 사업을 키우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 이동수단 장악할 기업은 어디…아마존·애플도 `눈독`

    현대차가 내년부터 새로 선보일 전기차에 대한 구상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이달 초 온라인으로 공개한 전기차 플랫폼 E-GMP는 테슬라가 선보인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형태와 유사한 구조로 개발 중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승용/SUV 생산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유럽의 초고속 충전인프라 업체인 아이오니티(IONITY)에 대한 투자한 것과 연계해 10분 만에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기술까지 얹어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직접 나서 자동차 사업비중을 50%, 도심형 항공기로 30%, 로보틱스로 20%를 내겠다는 구상을 밝힌 상태입니다. 정 회장 체제에서 모빌리티를 주력으로 변하기 시작한 현대차에 대한 기대로 회사 주가도 올해 4월 이후 60%가까이 올랐습니다.

    현대차가 국내에선 주도적인 사업자이지만 남은 5년 간 넘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습니다. 테슬라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강력한 플랫폼을 가진 애플까지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죽스를 통한 자율주행 택시를 실제로 선보이는 등 이동 수단을 두고 전세계 기술 기업과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선보일 새로운 탈 것들은 어떤 형태가 될까요. 당장 우리가 원하지 않더라도 내년부터 선보일 새로운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들과 로보틱스 기술들로 인해 머지 않아 우리가 타고 움직이는 생활이 바뀌게 될 것이라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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