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혁신 기술로 융자받는 실리콘밸리식 금융 도입

유오성 기자

입력 2021-01-1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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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있지만 신용도가 낮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벤처·창업기업들이 손 쉽게 융자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기술기반 벤처·스타트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조달을 지원해주는 복합금융 지원방안을 수립했다고 13일 밝혔다.

창업·벤처기업은 특성상 시장 안착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반면, 신용도가 낮고 기술 등 무형자산외 담보가 없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흔하다.

반면 융자·보증기관 입장에서도 손실 가능성이 높은 혁신기업 대출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고, 창업투자회사 등 민간 투자기관들은 모험자본 공급에 역할을 하고 있으나 비수도권 기업에 자금이 닿지 않는 등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기술기반 창업·벤처기업의 특성을 감안해 기술개발(R&D)-투자-보증-융자가 결합된 맞춤형 복합금융 제도를 신설하고 약 3,000여개사에 3조원 규모의 복합금융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기술기반 혁신 창업·벤처기업을 대상으로 기술력은 우수하나 자금 지원시 고위험을 수반하는 기업 특성을 감안해 자금지원기관의 위험도(Risk)를 줄이는 제도 도입이 핵심이다.

실리콘밸리식 복합금융 제도 도입, 기술개발 과제(R&D project) 기반 복합금융 마련, 복합금융 활용 벤처투자 틈새 보완, 복합금융 활성화 기반 조성의 4대 전략 23개 세부 추진과제로 이뤄졌다.

중기부는 우선 벤처투자법을 개정해 실리콘밸리식 투자조건부 융자 제도의 국내 도입을 추진한다.

투자조건부 융자는 융자기관이 벤처투자를 이미 받았고 후속투자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게 저리 융자를 해주는 대신 소액의 지분인수권을 받는 제도다.

미국의 경우 조건부 융자 규모가 전체 미국 벤처 투자의 15% 수준에 달하며, 미국의 대표 투자조건부 융자기관 실리콘밸리은행은 통상 융자금액의 1~2%정도의 지분 인수권을 획득한다.

융자기관 입장에서는 후속투자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융자를 해줘 회수 가능성을 높이고,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가 아닌 융자이기 때문에 창업자 등의 지분이 희석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초기 창업기업 등에 대한 벤처투자 촉진·투자방식 다양화를 위해 실리콘밸리 등에서 활용되는 `조건부 지분전환계약` 제도도 도입한다.

이 제도는 후속투자가 실행되지 않으면 투자기간 동안 원리금을 받고, 후속투자가 실행되면 상법상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계약 형태다.

후속투자에 의해 기업가치가 결정된다는 장점이 있어 초기 스타트업에게 흔히 사용되는 실리콘밸리의 투자 방식이다.

정부의 기술개발 과제의 사업화를 돕는 복합금융 제도도 확대된다.

기업의 기존 채무 등을 보지 않고 기술개발 성공과제의 사업화 가능성을 평가해 기술보증·사업화자금 대출을 병행 지원하는 ‘프로젝트 단위 기술개발(R&D)사업화금융’을 ’21~22년 5,000억원 규모로 신설한다.

기술개발과 벤처투자가 연계된 투자형 기술개발과 기술개발과 보증이 연계된 후불형 기술개발은 지난해 총 308억원에서 올해 545억원으로 확대된다.

아울러 중기부는 벤처투자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한 복합금융 제도도 보강한다.

창업투자회사에 대한 보증제도를 도입하고 벤처펀드의 신속한 결성과 집행을 위해 일시적인 출자금 확보를 위한 보증을 공급할 예정이다.

모태자펀드 투자기업에 대한 규제를 풀어 공공기관의 벤처투자 여력을 비수도권 기업으로 넓혀나간다는 구상이다.

현행 45%인 비수도권 기업 투자비중도 2025년까지 연간 투자액의 65% 이상이 되도록 운영한다.

끝으로 새 복합금융 제도들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생태계 기반을 구축한다.

기업과 투자자간 정보비대칭을 해소하고 기술기업에 대한 신속한 투자를 위해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데이터를 빅데이터화해 ‘(가칭)벤처투자 인공지능 온라인 매칭플랫폼’을 2022년까지 구축해 나간다.

비수도권 기업 초기투자 활성화를 위한 ‘지역 엔젤투자허브’도 ’21년 2곳을 조성하고 기업과 투자자 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 확대를 유도한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코로나19 속에서도 벤처투자가 선방하고 벤처·유니콘 기업이 코스피 3000-코스닥 1000을 견인하는 주역으로 부상하는 등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 곁에 다시 찾아온 제2벤처붐의 열기가 사그러들지 않도록, 중기부는 이번에 마련된 기술 창업·벤처기업 맞춤형 복합금융을 차질없이 이행해 혁신 벤처·스타트업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주역이자 일자리를 창출하는 버팀목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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