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도시재생 성공열쇠는…"주민참여와 스토리텔링"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

전효성 기자

입력 2021-01-28 17:26   수정 2021-01-28 17:26

    <앵커>
    한국형 도시재생 사업이 시장에 제대로 안착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바람직한 도시재생 모델은 어떤 걸까요?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에서 그 답을 찾아봤습니다.<기자 오프닝>
    "제가 오늘 나와있는 곳은 인천 강화군입니다. 고려 시대부터 긴 역사를 자랑하는 강화는 4년여 전부터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 성공적으로 안착한 지역으로 꼽히는데요. 도시재생 성공의 키워드를 오늘 저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함께 가시죠."

    강화군을 동서남북으로 휘감고 있는 강화산성.

    곳곳에서 보이는 한옥과 고택에서 지역의 오랜 역사가 느껴집니다.

    이처럼 긴 역사를 품고 있는 강화군은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 대규모 개발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지역입니다.

    소득이 적은 고령 인구가 주로 거주(65세 이상 40%)하는 것도 일반적인 도시 개발을 추진하는 데 한계점으로 작용합니다.

    때문에 강화군은 원주민의 거주 환경을 유지하면서 지역 활성화를 꾀하는 도시재생 사업을 지난 2016년부터 추진해왔습니다.

    4년이 지난 현재, 지역 주민들은 생활 환경이 이전보다 크게 개선됐다고 입을 모읍니다.

    <인터뷰> 김상배 / 강화읍 이장
    "처음에는 반응이 안좋았는데 요즘에 길이 깨끗해지고 하니까 서로들 반응이 좋고요, 거리에 쓰레기가 많고 환경이 안좋았는데 그런게 많이 없어졌고…"

    도시재생의 부작용이 전국 곳곳에서 쏟아지는 가운데, 강화군의 성공 요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첫번째 키워드는 `주민 참여`입니다.

    일부 도시재생 사업지는 `주민 생활에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는 사업 준비 과정에서 주민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반면 강화군은 여러 자치 분과를 꾸리고 주민이 아이디어를 직접 제시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이후 지자체가 주민 아이디어를 수렴해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도시재생을 준비했습니다.

    하향식 정책이 아닌 `바텀-업` 방식의 전략을 세운 셈인데, 주민 제안에 기반하다보니 체감되는 정책 효과도 크다는 평가입니다.

    아울러 강화군은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시스템 구축에도 나섰습니다.

    도시재생 사업으로 들어선 시설(주차장, 벽화 등)을 관리하려면 매년 적지않은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데,

    이를 주민 협동 조합에 맡겨 비용은 줄이고 주민의 수익 사업도 가능하게 한다는 구상입니다.

    <인터뷰> 남영우 / 강화군 도시재생지원센터장
    "사실 처음부터 모든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도시재생사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우리 마을에 어떻게 도시재생을 진행해야 우리가 원하는 마을로 만들어 갈수 있을지를 주민들이 많이 경험을 했고요…"

    다음 요인은 `역사와 이야기`입니다.

    강화군은 수백년간 이어진 지역의 역사를 핵심 테마로 잡고 도시재생의 색채를 덧입혔습니다.

    고려시대 궁터, 조선 철종이 살았던 집, 일제시대 김구 선생이 머무른 가옥 등을 하나의 역사로(路)로 잇는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변의 낙후된 도로와 생활시설은 말끔히 정비했습니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문화재와 개선된 인프라가 어우러지자 이곳을 찾는 외부 관광객 발걸음도 자연스레 크게 늘었습니다.

    이제는 쇠퇴했던 구도심에까지 경제적 파급효과가 번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유신 / 강화군 도시개발과장
    "당초 계획을 수립할 때 실제 추진이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강화군 같은 경우는 처음 구상을 할 때부터 실현 가능한 쪽으로만 사업을 잡았고…"

    실제 전문가들은 각 지역의 성격에 맞는 도시재생이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재건축·재개발이 필요한 지역이 있고 도시재생이 필요한 지역이 있는데, 지역의 특수성은 간과한채 도시재생을 전국단위로 추진해서는 곤란하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서울은 50~60년 정도의 짧은 역사에 그치는 동네가 많아 도시재생을 통한 보존 가치가 떨어진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오히려 전주, 경주, 강화 같은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에 집중적으로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것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서진형 /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
    "문화 중심의 재생을 하기에는 지역별로 독특한 문화가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지방을 제외하고 서울 도심이나 수도권은 전체적인 재개발, 랜드마크 건물을 지어서 수요를 창출하는 형태로 도시재생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도시재생이 첫 발을 뗀지 어느덧 5년.

    그 성과를 둘러싸고 지역별 온도차가 극명히 엇갈리는 가운데, 성공과 실패의 냉철한 원인 진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까지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입니다.
    ▶ 관련 기사: ① 도시재생 900억 혈세 쏟았는데…"마을버스도 못 다녀요" http://bit.ly/2M32Wy9
    ▶ 관련 기사: ② 집 떠나는 사람들…K-도시재생 민낯 http://bit.ly/3a8icB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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