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미국주식? 나 혼자 산다!(feat.어쩌면 모르고)..서정아 경제전문 작가

입력 2021-03-13 18:48   수정 2021-03-14 08:10

'상큼발랄' 방송작가의 톡톡 튀는 투자 안내서

서정아 경제전문 방송작가가 미국 주식 투자 안내서를 냈다. `할까 말까 망설이는 미국 주식? 나 혼자 산다!(feat. 어쩌면 모르고)`라는 책이다. 장우석 유에스스탁 본부장이 감수했다. 일반 화폐금융론 범주의 서적과 달리 청소년기 소녀 감성이 듬뿍 배어 있다. 컬러 인쇄와 삽화가 여중생 스티커 다이어리처럼 예쁘다. 드라마 같은 구성에 어려운 금융 용어는 철저히 피했다. 그래서 술술 잘 읽히고 이해하기도 쉽다.

서 작가는 한국경제TV에서 평일 05시 30분부터 생방송 되는 `글로벌 이슈 투데이`(이하 글투)와 06시부터 시작하는 `굿모닝 투자의 아침`(이하 굿투)을 맡고 있는 메인 작가다. `서학개미`시청자 담당 작가라고도 할 수 있다. 서 작가가 하는 일을 잠시 살펴보자.

매일 새벽 4시 15분 경이 되면 새벽 방송 제작진이 하나 둘 모여든다. 가끔 새벽 3시 30분에 나오는 캐스터도 있다. 새벽잠이 없어서라기 보다 승부욕 때문이다. 캐스터들 간에도 눈에 안 보이는 경쟁이 치열하다. 일이 재미있어서 그러는 친구도 있다. 어느 경우건 간에 데스크 입장에서는 감사한 일이다.

이미 아이템은 지난밤 11시경 1차 노랑방 채팅 회의 때 정해졌다. 잠깐 눈을 붙이고 출근을 준비하면서 CNBC와 CNN, 블룸버그를 모니터링한다. 깊고 짧게 잠든 사이 아이템을 바꿀 변수가 미국 시장에서 발생했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원고는 각자 맡은 코너별로 나눠 준비한다. 생방송은 어느 정도 충실히 준비했느냐에 따라 승부가 이미 결정된다. 타이틀전을 앞둔 복서들의 연습량이 컨디션을 결정하는 것과 같다. 새벽 4시 30분경부터 가파른 초 단위 싸움이 시작된다.

PD1은 간 밤의 헤드라인 뉴스를 뽑는다. 국내 통신사 뉴스는 간 밤 미국 시장 전체를 보여주기에는 미흡한 감이 있다. 번역 과정에서 뉘앙스가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영문 경제 뉴스 사이트를 단시간에 검색해야 한다. 미국 증시 등락의 원인을 찾아서 대표 변인을 압축해 간다. 현지 언론 간에도 관점 차이가 종종 있어서 독자적 시각 기준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산업별 등락이나 국제 원자재 시장, 코로나19 대응 현황, 미국 정부와 의회의 움직임, 유럽 및 미-중간 국제 정세, 주요 경제 지표 발표 내용 등을 매일 여덟 줄로 뽑아내서 순서를 정한다. 이 작업은 대략 20분 안에 마쳐야 한다.

PD2는 캐스터 별 코너 아이템을 점검하고 순서를 정한다. 순서가 정해지면 아이템별 코너 타이틀을 정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데스크 회의가 5시경에 열린다. 헤드라인과 코너 타이틀, 좌상단 서브타이틀을 뽑아낸다. FOMC 회의 결과나 파월 연준 의장 발언이 나온 새벽은 더욱 숨 가쁘다. 내용을 요약정리해서 자료 영상이나 통CG를 만들어야 해서다. 지난밤에 자료화면이 들어왔는지도 미지수다. 편집과 번역 자막은 거칠어지기 일쑤다. 최대한 절제된 이성으로 서둘러야 한다.



이 과정을 마치면 PD2는 그래픽 실로 뛰어 내려가고, 캐스터들은 돌아가며 분장실로 간다. 1명당 분장 시간은 남성 캐스터가 대략 4분, 여성은 6분 정도 걸린다. 그래픽실에 의뢰된 자막 검수 작업은 대략 방송 시작 10분 전인 5시 20분경 시작된다. 한 번에 들어오는 경우는 절대 없다. 자막을 치는 순간에도 원고가 계속 들어온다. 보통 90장에서 120장 정도의 자막을 10분 안에 검수해야 한다.

이때쯤이면 새벽 그래픽실은 초긴장 상태다. 오탈 자나 표현이 이상한 것은 없는지, 주어나 목적어가 바뀐 것은 없는지, 길지는 않은지, 미국 기업명이나 인물 이름이 틀린 것은 없는지, 1개 자막 당 대략 1초 속도로 검수해야 한다. 수정이 걸리면 5초 안에 표현을 바꿔야 한다. 수정해야 할 자막이 하루에 많게는 서너 개 정도 나온다.

이 시간에 서 작가는 뭘 하고 있나? 캐스터들이 작성한 새벽 첫 방송(글투) 오프닝, 클로징, 브리지 멘트를 검수한 후 원고와 의뢰된 자막을 통합 파일 하나로 엮는다. 이를 앵커와 PD한테 넘긴 후 이어서 다음 프로그램(굿투) 원고와 생방송 자막 정리가 이어진다. 즉, PD1과 PD2가 분신술을 쓰지 않는 한 커버할 수 없는 전선을 막고 있는 것이다. PD2는 30분 생방이 끝나면 바로 유튜브 전선으로 뛰어간다. 생방송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미스 커팅이나 보완해야 할 인서트 화면을 수정해서 유튜브 업로드를 진행한다. 방송 파일과 유튜브용 파일이 다르기 때문에 파일 전환 시간이 거의 방송 시간 분량에 버금간다. 랜더링 타임 동안 섬네일과 메타 데이터를 추출한다.

이때 서 작가는 뭘 하고 있나? 다음 출연자 원고를 받아서 파워포인트 작업용으로 넘길 것은 넘기고, 자막 의뢰할 것은 하고, 스튜디오 밖에서 출연자가 정시에 방송국으로 이동 중인지 수시로 점검한다. 부조종실, 편집실, 스튜디오에 있는 제작 PD와 AD 대신 사무실에서 손님(출연자)을 맞이하고, 대기시키고, 이동을 점검하고, 스튜디오로 안내하고, 계속 들어오는 원고와 자막을 확인한다. 중간중간 온에어 화면 모니터링은 기본이다. 역시 PD가 분신술을 쓰지 않는 한 불가능한 공간과 시간을 방어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1년 365일 하다 보면 한 해가 어찌 갔는지 모르게 된다. 신년특집 한지가 어제처럼 느껴지는데 크리스마스 캐럴을 듣게 되는 것이다. 바로 또 연말 특집을 해야 한다. 이런 돌고 도는 물레 방아가 생방송으로 매일 되다 보면 전우애 비슷한 것이 생긴다. 새벽에 부스스한 얼굴로 만나도 반갑게 되는 것이다. 연출부 내에는 암묵적으로 주관적 오류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종의 상호 검증 시스템을 늘 켜놓는다. 시청률 전선에서 항시 돌격을 명 받는 PD들에게 편하면서도 냉정히 의견개진 하는 것도 서 작가 몫이다.

아침 7시 30분에 방송을 마치면 바로 스탠딩 회의가 이어진다. 과거에는 아침 식사와 함께 했으나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그냥 복도에 서서 한다. PD와 작가 사이에 많은 이야기가 오간다. 물론 비공개다. 될 수 있으면 모르는 척해야 한다. 당일 준비 과정이나 방송 내용 중 개선할 점이나 아이디어 교환을 자신들 스스로 공유하는 습관이 들어야 해서다. 공부에 왕도는 없지만 공리는 있다. 바로 예습과 복습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이 시간은 복습 시간이다. 이때 쯤이면 100 미터를 5번 정도 전력 질주한 것 같은 몸과 마음 상태가 된다. 신경이 날카롭게 변하기도 한다. 방송 중 실수라도 나온 날은 복도에 쩌렁한 울림이 퍼지기도 한다. 이때 젊은 혈기를 다독이는 것도 서 작가 몫이다.



이런 시간의 밀도가 농축된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한국경제TV 유튜브 파일 `오늘 장 놓쳐선 안 될 당신이 잠든 사이 일어난 해외 이슈 7` 구독 인증 숏 이벤트를 통해 무료로 구할 수도 있다. 동영상 말미에 선물 박스가 보이면 끝까지 보시길 권해 드린다.(사진=방송 제작부, 도서 출판 타래)

한국경제TV  방송제작부  한순상  국장

 ssh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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