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피하려고 혼외자 만들어요"…'위장 미혼'하는 신혼들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이지효 기자

입력 2021-03-10 17:27   수정 2021-03-10 17:27

    # 저 솔로인데요.

    <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번째 키워드는 `저 솔로인데요.`입니다.

    <기자>

    사실 솔로도 아닌 분들이 애먼 짓 하려고 이런 말 하고 다니면 큰일 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최근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난다고 해서 알아 봤습니다.

    <앵커>

    그것이 알고 싶다를 찍는 겁니까,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부동산 얘기입니다. 일단 부동산 청약에서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있어서

    부부다 하면, 유리할 것으로 생각하시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솔로인 척 하는 거죠.

    신혼부부 특별공급 요건에 해당되려면 연간 합산 소득이 약 8,100만원을 넘어선 안 됐거든요.

    일단 신혼부부들 지금 소득 기준부터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 혼인신고를 안하고 `솔로`로 있으면 남편과 아내가

    각각의 통장으로 청약을 넣을 수 있고, 추첨제로 넣을 수밖에 없다고 해도 당첨 기회가 배로 늘겠죠.

    <앵커>

    부부를 부부라 말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라서 안타깝기도 한데,

    그래서 올해부터는 신혼부부 소득요건이 좀 완화되지 않았나요?

    <기자>

    네. 정부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의 70%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맞벌이 120%) 기준을 유지하되,

    나머지 30%는 20~30% 포인트 수준으로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예컨대 민영주택의 신혼부부 특공의 30%는 외벌이 140%, 맞벌이 160% 이하면 가능한 거죠.

    3인 이하의 가구라고 치면 140%는 월 788만원, 160%는 월 889만원 정도면 요건이 됩니다.

    소득 기준을 높여놨지만 특공의 비중은 오히려 줄어듭니다, 조금 이상하죠.

    정부가 2.4 부동산 대책을 통해 특공을 줄이고 대신 가점이 낮은 분들의 당첨 기회를 늘리기 위해 추첨체를 늘리기로 한 겁니다.

    어떤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더 결혼할 이유가 없어지게 만드는 의아한 정책입니다.

    <앵커>

    새 집은 적은데 모두의 욕구를 다 충족하려다 보니까 이런 상황이 오는 것 같네요.

    이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결혼은 생각도 할 수 없는 그런 시대가 됐습니다.

    <기자>

    네. 실제로 주변에서는 혼인신고를 하면 도저히 집을 살 방법이 없다고 말합니다.

    일단 부부가 쏠로인 상태로 각각 추첨제에 각각 도전하는 게 낫고요.

    각자 집이 있는 경우에도 혼인신고를 피할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었습니다.

    한 기사에 따르면 A씨 부부가 결혼 전에 집을 한채씩 샀는데 결혼하면 1가구 2주택이죠.

    다주택자에게는 양도세가 중과되는데 신혼부부는 혼인신고 후 5년까지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만큼,

    집 팔기 좋은 시점을 보느라 같이 살면서도 신고는 미루고 있다는 거였죠.

    <앵커>

    결혼 전에 각각 집 한 채 씩 있다고 하면 굉장히 복 받는 부부네요.

    이런 세태가 반영된 건지는 모르겠는데 결혼도 많이들 안하시죠?

    <기자>

    네, 실제로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혼인신고 잠정 집계 건수는 21만 3,513건으로

    통계가 집계된 1981년 아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존에도 결혼을 안했지만, 이렇게 결혼을 하고도 신고를 하지 않는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혼인신고 안하는 건 양반이고, 아이를 낳고도 그냥 미혼모로 남는 사례도 많습니다.

    <앵커>

    아이를 낳고도 혼인신고를 안한다는 건 무슨 말입니까?

    <기자>

    제가 오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런 글을 몇 건이나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아까의 사례처럼 양도세 문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부부 한쪽의 집에서 살고, 다른 한쪽은 투자를 목적으로 재건축을 앞둔 빌라를 샀는데

    10년이 지나도 재개발 소식이 없어서 미혼 상태로 애를 낳고 산다는 거죠.

    집 하나 갖기 위해서 부부는 물론 자식까지 모든 가족 관계를 와해시키는 세태,

    구호뿐이 아닌 하루 빨리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 서울에 집 자체가 부족한 건 아닌데 투자가치가 너무 높아진 게 문제죠.

    결국 소득의 문제 같습니다.

    노동 소득이 부동산으로 버는 수익보다 크다면 부부를 부부라 부르지 못하는 비극도 사라지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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