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법절차 대응 미흡해 패소한 것"
SK이노베이션 이사회가 미국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 측에 글로벌 기준 이상의 준법 감시 체계를 보강할 것을 촉구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에 대한 심층 검토 차원에서 열린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가 10일 열렸다.
감사위원회는 이사회 의장인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대표감사위원인 최우석 고려대 교수(경영학), 사외이사인 김준 경방 회장으로 구성돼 있다.
감사위원회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열린 소송 결과를 강하게 질타하고, 유사 상황 재발을 막기 위한 보완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위원회는 ITC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이 문서를 삭제하는 바람에 영업 비밀 침해 여부를 제대로 다퉈보지도 못한 점을 지적했다.
위원회 측은 "미국 사법 절차에 대한 미흡한 대처를 반면교사로 삼아 내부적으로 글로벌 소송 대응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소송 합의 조건에 대해서도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경쟁사의) 요구 조건은 수용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업계에는 양사의 합의금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측이 3조 원 가량을, SK이노베이션 측은 1조원 이하를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감사위원회가 합의금에 대한 조건을 설정함에 따라 배터리 소송전의 최종 합의도 상당 기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에 대해 "이른 시일 내 미국에서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분야 외부 전문가를 선임해 이중, 삼중으로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체계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조만간 ITC 소송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하고,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른 시일에 직접 대덕 배터리 연구원 등 현장을 방문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가 이와 같은 입장을 내놓자,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최종 판결이 났음에도 왜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냐"며 적극 반박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전 영역에 걸쳐 영업비밀을 통째로 훔쳐간 것이 확실하다는 최종 결정을 인정하지 못하는 인식의 차이가 아쉽다"며 "이러한 결정을 인정하는 것이 합의의 시작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연방영업비밀보호법에 근거한 당사의 제안을 가해자 입장에서 무리한 요구라 수용불가라고 언급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라며 ""진정성 있게 협상 테이블에 와서 논의할 만한 제안을 하고 협의를 하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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