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대북 전략 함께 마련"…美 "긴밀히 소통"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만나 "한미가 함께 공동의 포괄적인 대북 전략을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측은 "대북 정책 검토 과정에서 열린 자세로 동맹국인 한국과 계속해서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블링컨, 오스틴 장관을 청와대로 초청해 접견했다. 접견은 오후 3시부터 50분간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현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면서 "동맹국인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에 취임한 2017년도의 한반도 상황은 전쟁의 먹구름이 가득 덮고 있다고 할 정도로 평화가 위협받는 상황이었다"고 회고하면서 "다행히 양국이 잘 협력해서 지금까지 평화를 잘 유지해 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접견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과 관련해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자 핵심"이라면서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동맹 성공의 모범"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동맹의 성과를 더욱 공고히 하고 안보는 물론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한국은 미국과 가치를 공유하는 책임 동맹으로서 기후변화, 코로나, 사이버 대테러 등의 글로벌 도전 대응에도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바이든 대통령께서는 미국이 한미동맹이 얼마나 중요하다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강조해 달라고 말씀하셨고, 우리가 함께 동맹에 대해서 재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동맹을 좀 더 키워 나가고 강화시켜 나가는 부분 또한 중요하겠다라는 그런 말씀을 꼭 전해 달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오스틴 장관도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어떤 전념은 철통과 같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런 다이내믹이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동맹만큼 중요한 관계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매우 중요하고, 한미일 협력에도 굳건한 토대가 되는 만큼 양국 관계의 복원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측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한국 정부의 노력과 의지를 평가하면서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 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화상으로 개최되는 4월 기후정상회의에 문 대통령의 참여를 고대하고 있다고 전하며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기후정상회의에 기꺼이 참석하겠다고 밝힌 뒤, 5월 서울 개최 P4G 정상회의와 상호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한미 간 긴밀한 협력을 당부했다.

이번 접견에서 중국과 미얀마 사태 등 역내 관심 현안에도 얘기가 오갔다. 미국 측은 미얀마 문제에 한국정부가 관여해주신 점에 대해 감사하다고 했고 중국과 관련해서는 "적대적, 협력적, 경쟁적 관계라는 복잡성이 있다"면서 앞으로 한국과 긴밀히 협의해서 도전과제들을 극복해 나가기를 희망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어제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총격 사건에 대해 안타까움과 함께 피해자 가족에 대한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하고, 한국계 희생자에 대한 두 장관의 애도 메시지에 사의를 표했다. 미 측도 애틀랜타 사건으로 충격과 분노에 빠져있다면서 재차 애도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회담 결과에 대해 묻자 두 장관은 "다양한 현안을 논의할 수 있었던 너무나 생산적인 회의였다"고 답했다. 이번 방한이 바이든 대통령의 직접적인 결심에 따른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고위급 인사가 문 대통령을 예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국무·국방 장관이 함께 방한한 것은 11년 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