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끊고 몸으로 막고"…공정위, '조사 방해' 애플 檢 고발

입력 2021-03-3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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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코리아 직원(왼쪽)이 공정거래위원회 직원의 현장조사를 방해하고 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인터넷을 끊고, 사무실 진입을 막는 등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애플코리아와 소속 임원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공정위가 전산 자료 접근 방해, 현장 진입 저지 행위로 형사 제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애플의 조사방해를 적발해 법인에 과태료 3억원을 부과하고, 법인과 전직 임원 1명을 각각 검찰에 고발한다고 31일 밝혔다. 검찰이 기소할 경우 재판 결과에 따라 애플과 해당 임원은 2년 이하 징역이나 1억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공정위는 애플의 국내 이동통신사 대상 불공정행위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2016년 6월 서울 삼성동 사무실을 현장조사(1차 조사)했다. 당시 현장조사는 6월 16일부터 24일까지 이뤄졌는데, 해당 기간 내내 애플은 네트워크를 차단하고 복구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애플의 이통사 별 영업담당자에 대한 조사 중, 애플 사무실 내의 인트라넷 및 인터넷이 단절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조사공무원이 네트워크 단절의 원인을 파악해 신속히 복구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애플은 어떠한 사실도 확인해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애플의 경영간섭 혐의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인 `AMFT(Apple Marketing Funds Tracker)` 및 `미팅룸(meeting room)`에 접속할 수 없어, 해당 사이트 내 전산자료에 대한 조사가 불가능했다
AMFT는 국내 이통사와 맺은 계약 현황, 광고기금 집행내역 등 자료를 관리하는 사이트다. 미팅룸은 국내 이통사의 광고안에 대해 허가·취소·거부 등 의사를 표시한 자료를 관리하는 사이트다.
이후 애플은 공정위가 `네트워크·클라우드 활용 프로그램 유무, 네트워크 단절 시각·원인, 담당자 이름·연락처 등을 제출하라`고 2016년 6월23일·7월4일, 2017년 3월7일 요구한 데 대해서도 모두 응하지 않았다.
애플의 조사방해는 2017년 이뤄진 ‘2차 조사’ 때에도 이뤄졌다. 공정위는 2017년 11월 애플의 1차 현자종사 방해와, 경영간섭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확인하기 위한 2차 조사에서도 공정위 공무원 앞을 막아서고, 팔을 잡아당기는 등 현장 진입을 30여분간 저지했다.
공정위는 피조사인 권리 보호를 위해 마련한 ‘사건처리기준’에 따라 애플 측 변호인이 올 때까지 조사를 중지했지만, 당시 현장에 있던 애플 임직원들 중 최고 직급이었던 류모씨는 변호인이 온 후에도 계속 현장 진입을 방해했다. 류모씨는 현재는 애플이 아닌 다른 회사에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번 고의적 현장진입 저지·지연에 대한 고발은 2012년 6월 ‘과태료’ 규정을 ‘형사처벌’ 규정으로 개정한 이후 최초 조치 사례라고 밝혔다. 또한 대부분의 회사들이 전산화된 업무환경을 가진 상황에서 피조사업체가 서버에 저장된 자료의 접근을 방해한 행위에 대한 첫 번째 제재이기도 하다.
김성근 공정위 서비스업감시과장은 “피조사업체의 조사방해 행위를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제재했다”며 “앞으로도 적법 절차의 원칙에 따라 피조사업체 방어권은 충실히 보장하되,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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