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범행 준비한 김태현, "가족 살해도 염두"

입력 2021-04-09 12:32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만24세)이 검찰로 송치됐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을 피해자 중 큰딸이 만나주지 않자 이에 앙심을 품고 저지른 `스토킹 범죄`라고 규정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김씨와 큰딸 A씨는 작년 11월께 온라인 게임 내 채팅방을 통해 처음 서로를 알게 됐다. 이후 보이스톡과 메시지 등 연락을 주고받다가 지난 1월 초 강북구 모처에서 만나 PC게임을 하며 처음 직접 만났다.
1월 중순 한 차례 더 만났고, 1월 23일에는 게임에서 알게 된 다른 지인 두 명 등 넷이서 저녁 식사를 했다가 모종의 이유로 말다툼을 벌였다.
이튿날인 1월 24일 A씨는 김씨에게 더는 만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수신 차단했으나, 김씨는 A씨의 주거지를 찾아 저녁 시간까지 주변을 배회하면서 기다렸다.
그 이후로 김씨는 A씨에게 계속해서 공중전화로 연락하고 지인을 통해 문자를 전달하며 A씨를 만나고자 했다.
하지만 김씨는 A씨로부터 답을 듣지 못했고 홀로 분노와 배신감을 느껴 범행 일주일 전인 3월 중순께 A씨를 살해할 마음을 품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먼저 평소 자주 사용하지 않던 아이디로 온라인 게임에 접속해 닉네임을 바꿔 자신인 것을 드러내지 않은 채 대화하며 A씨의 근무 일정을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A씨가 지난달 23일 근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날 범행할 목적으로 인터넷 검색을 활용해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범행 당일 A씨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A씨가 종종 들르던 PC방을 찾아 둘러보고 화장실을 들렀다가 인근 마트로 향해 흉기를 훔쳤다.
경찰이 확보한 CCTV 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당시 주변을 살피더니 흉기를 집어 들고 곧장 피해자의 주거지로 향했다.
김씨는 당일 오후 5시 30분께 큰딸이 일하는 날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주거지에 큰딸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해 집에 들어가 작은딸을 살해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큰딸을 살해하는데 필요한 경우라면 가족들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후 차례대로 들어오는 어머니와 큰딸을 살해한 뒤, 큰딸의 휴대전화를 열어 SNS상에서 공통으로 알고 있는 지인들의 목록을 삭제하거나 수신 차단했다.
이 지인들은 게임을 하며 알게 된 사람들로, 김씨는 지인 2명과 큰딸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까지 확인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범행 당시 이웃 한 명이 비명을 듣기도 했지만, 복도식 아파트라 종종 외부인이 침입해 소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비슷한 일일 것으로 어림짐작하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김씨는 범행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할 목적으로 두 차례 자해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도중에 의식을 차린 그는 갈증을 느끼고 맥주와 주스 등을 마시기도 했지만, 식사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그는 지난달 25일 오후 9시 8분께 경찰에 검거됐고 병원 치료 후 조사에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회복했다.
경찰은 이와 같은 김씨의 행위가 명백한 스토킹 범죄라고 규정하고 김씨에게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 침해 등 5개 혐의를 적용해 이날 구속 송치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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