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장충동 족발의 원조'...뚱뚱이 할머니 별세

입력 2021-04-29 07:31   수정 2021-04-29 18:22



서울 중구 장충동 족발골목의 1세대 격인 `뚱뚱이할머니집` 창업자 전숙열씨가 지난달 12일 93세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고인은 평안북도 곽산 출신으로 1943년 서울에 왔다. 뚱뚱이할머니집의 시작은 족발집이 아니라 `평안도`라는 이북 음식점이었다.
당시 장충동에는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거주한 빈 적산가옥이 많았다. 이곳에 한국전쟁 이후 실향민들이 자리 잡으면서 실향민촌이 형성됐다. 지금도 장충동 일대엔 평양냉면 등 이북 음식을 파는 가게가 많다.
전씨는 1957년 장충동에 식당 `평안도`를 개업하고 초기엔 녹두빈대떡을 주메뉴로 팔다가 술안주를 찾는 손님들 요구에 맞춰 돼지족발을 개발했다고 한다.
이북 돼지족발 맛을 되살려 내놓은 안주는 입소문을 탔고, 이후 이 일대에 족발집들이 줄줄이 들어서며 `장충동 족발골목`을 형성했다.
장충동 족발집들은 1963년 장충체육관이 문을 연 뒤 레슬링·복싱·농구 등 당시 인기 스포츠를 관람하는 경기장이 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서울시는 족발집들이 밀집한 장충동 거리를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전씨가 현재의 상호를 쓰기 시작한 것은 1968년. 이후 여러 차례 위치를 바꿔오다가 1983년 장충동에 정착했다. 1990년 12월 며느리가 2대 사장이 돼 30년째 운영해왔고 현재는 손녀들이 이어받았다.
자신의 체격을 보고 단골손님들이 붙여준 별명을 따라 지었다는 상호 `뚱뚱이`처럼 전씨는 인심도 후해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기부도 했다고 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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