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의 뒤늦은 사과문…"염치 없지만 모두 행복하길"

항소심에서 징역 42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범죄 혐의를 인정하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조씨의 아버지는 1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 후 취재진에게 전날 조씨로부터 전달받은 사과문을 공개했다.

조씨는 사과문에서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은 반성문으로 피해자분들께 사과드리며 사회 앞에서는 침묵을 지켰다"라며 "늦었지만, 이제나마 진심으로 모든 분께 말씀을 전한다. 죄송하다. 잘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엔 세상의 손가락질이 무서워 그저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손가락이 가리키고 있는 저 스스로가 어렴풋이 보였다"며 "죄스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적었다.

조씨는 "자신이 흐르게 한 타인의 눈물은 언젠가 자신의 마음에 비가 되어 내린다"며 "지금 제 마음속에는 아주 날카로운 비가 그칠 줄 모른다"면서 재판이 끝난 뒤에도 항상 반성하며 살겠다고 했다.

특히 "법적 의무를 떠나 피해를 갚아가기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그는 "염치없지만, 모두가 행복하길 기도하겠다. 박사라는 가면 뒤에 숨어 한없이 비열했던 과거가 너무 부끄럽다. 피해당한 분들과 함께해줘서, 뒤틀린 죄인을 꾸짖어주셔서 아프지만 감사할 따름이었다"고 덧붙였다.

조씨의 아버지도 "아들 문제로 크나큰 피해자가 생겼고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자들은 제 목숨이 날아가더라도 1명씩 찾아가 사죄하고 피해를 보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그는 "1·2심이 범죄집단조직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지만, 저는 거기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지은 죄는 처벌을 받아야지만 범죄집단은 지은 죄가 아닌 만들어진 죄"라고 주장했다.

조씨는 이날 2심에서 1심과 비교해 3년이 감형된 징역 42년형을 선고 받았다. 조씨 측 변호인은 조씨와 상고 여부를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