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도 포기한 'NASH' 치료제 뛰어든다 [바이오인사이드]

정재홍 기자

입력 2021-06-10 17:35   수정 2021-06-1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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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국내에서 개발하는 신약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알아보는 `바이오인사이드` 시간입니다.

    오늘은 시장 규모만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아직 치료제가 없어 제약사들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대해 살펴봅니다.

    정재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환자는 많은데 아직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간 질환이 있습니다.

    일명 NASH(non-alcoholic steatohepatitis)라고 불리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입니다.

    NASH는 알코올과 상관없이 간에 지방이 축적돼 여러 합병증을 유발합니다.

    증상이 심하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되는 질환입니다.

    정확한 원인은 알기 힘들지만 비만과 당뇨가 있는 사람에게 주로 발생하는데요.

    미국에서만 환자가 3천만 명 이상으로 나타나고, 국내에서도 지난 몇 년간 수만 명씩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NASH 치료제는 조만간 30조 원이 넘는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나오기만 하면 첫 제품이기에 단일제품으로 연매출 1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NASH 치료제는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분야입니다.

    복합 합병증 형태로 증상이 나타나는 탓에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길리어드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제대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고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현재 십여곳의 기업들이 NASH 치료물질 발굴에 나섰습니다.

    NASH 분야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등입니다.

    한미약품은 NASH 치료 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HM12525A)`를 약 1조 원 규모(8,600억달러)에 글로벌 제약사 MSD에 기술수출했습니다.

    미국 얀센에 먼저 수출했다가 반환된 물질인데 1년만에 재수출한 겁니다.

    세 가지(GLP-1, 글루카곤 수용체, 위억제폴리펩타이드)의 약 작용 원리를 가진 또다른 NASH 후보 물질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HM15211)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받기도 했습니다.

    유한양행도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와 베링거인겔하임(베링거)에 NASH 치료 후보물질을 각각 9천억 원과 1조 원 규모에 기술수출한 바 있습니다.

    특히 베링거에 수출한 후보물질(YH25724)은 두 개의 단백질(GLP1, FGF21)을 하나의 형태로 만들어 효과를 증대시켰습니다.

    전임상 단계에서 염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올해 안에 임상1상에 진입할 예정입니다.

    [김준환 / 유한양행 바이오신약부문장: 베링거인겔하임과 같이 하고 있는 YH25724라는 약물의 경우, 정확한 일정을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올해 하반기 임상을 개시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길리어드와 같이하는 약물의 경우에는 내년 전임상을 개시하려고 진행 중입니다.

    동아ST도 조인트벤처 레드엔비아를 설립해 당뇨병치료제로 시판되고 있는 `에보글립틴(슈가논)`을 NASH 치료제로 연구개발 중입니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신약 개발업체들도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압타바이오는 활성산소를 만드는 NOX(NADPH oxidase) 저해제를 활용해 NASH 치료제(APX-311)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임상1상을 마치고 최근 미국 등에서 관련 특허를 확보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을 검토 중입니다.

    해당 물질은 내년 임상2상에 진입할 예정입니다.

    [이수진 / 압타바이오 대표: 실제로 NASH의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간 손상으로 사망하는 비율보다 심혈관 질환에 영향을 미쳐서 사망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저희 약물은 심혈관에 있어서도 치료 효과가 동물 수준에서 확인했기 때문에 적응증 확장의 기회가 높습니다.]

    이밖에도 일동제약, 엔지켐생명과학, 티움바이오 등이 NASH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치료해야할 타깃을 잡기 쉽지 않고, 임상에서 비교할 지표도 부족해 NASH 치료제가 나오기까진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하지만 난이도가 높은 만큼 개발에 성공만 한다면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한국경제TV 정재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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