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감금 살인범 20대, 신고에 앙심품고 범행

입력 2021-06-17 16:38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 감금살인 사건의 피의자들이 피해자로부터 상해죄로 고소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피해자를 감금한 채 고소 취하와 허위 진술을 강요하면서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가혹행위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17일 사건 브리핑에서 "피의자들이 피해자의 고소에 앙심을 품고 3월 31일 지방에 있던 피해자를 서울로 데려와 강압 상태에 뒀고 이후 수사기관에 허위진술을 하도록 강요하는 등 수사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상해죄 고소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영등포서 관계자가 피해자에게 2차례 전화를 걸었을 때 `지방에 있다`고 거짓말하도록 하고 전화를 못 받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3일에는 담당 형사에게 고소 취하 의사를 밝히는 문자를 보내도록 피해자에게 강요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8일 피해자는 아버지와 함께 대구 달성경찰서를 찾아 피의자 김모(20)·안모(20)씨를 상해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달성서로부터 사건을 이송받은 영등포서가 올해 1월 말 조사를 진행하자, 이들은 3월 말 피해자를 서울로 데려온 뒤 피해자가 사망한 이달 13일까지 가둬둔 채 식사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지난 1일 사건 발생지인 마포구 연남동으로 이사할 때 혼자서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의 몸 상태였던 피해자는 그 이후 집 밖을 나오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보복범죄의 가중처벌 등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 조항이 적용되면 형법상 살인보다 더 중한 처벌이 가능해진다.

애초 피의자들은 학대 범행 동기를 채무 관계라고 했으나 피해자와 채무 관계는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은 피해자에게 일용직 노동을 강요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소액대출과 대부업체 등에서 피해자 명의로 돈을 빌린 내용은 계좌 거래내역 등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찰은 피의자들 휴대전화 3대와 피해자 휴대전화 2대를 포렌식했다.

경찰은 아울러 영등포서의 상해 고소 사건 수사 과정과 달성서의 가출 신고 처리 과정의 적정성도 살펴볼 예정이다. 영등포서의 사건 불송치와 관련해서는 감찰을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영등포서에서 불송치된 사건은 수사를 재개해 마포서에서 살인사건과 병합해 수사하고 지난 4월 달성서에 접수된 가출 신고건도 처리 적정성 등을 살필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피해자 아버지는 지난해 10월 17일에 이어 올해 4월 30일 대구 달성서에 2차례 아들이 가출했다고 신고했다. 달성서는 두 번째 가출신고를 받고 피해자와 5차례 전화통화만 진행했다.

경찰은 지난 13일 오전 6시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마포구 연남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나체로 숨져있는 피해자를 발견했다. 경찰은 피해자와 친구 사이로 오피스텔에 함께 사는 김모·안모씨를 중감금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이후 피해자가 영양실조에 저체중 상태였고, 몸에는 결박된 채 폭행당한 흔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하고 이들의 혐의를 살인으로 변경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janga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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