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장난감 '헬로 바비'...개인정보 유출 위험

입력 2021-07-1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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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가 11일(현지시간) 부모를 대신해 24시간 아이들과 놀아줄 수 있는 AI 장난감에 대해 보도했다.
싱어송라이터이자 세계 경제 포럼의 스마트 토이 시상식(World Economic Forum’s Smart Toy Awards) 평가 위원인 윌.아이.엠(Will.i.am)은 "AI 장난감은 15년 안에 부모보다 더 똑똑해질 것이고 아이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장난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아이로부터 학습하는 장난감. 둘째, 이미 프로그래밍 돼서 아이들에게 교육을 하는 장난감이다. 후자의 예로 과학, 수학 같은 교육 과목을 가르치는 ROYBI 로봇이 있다. 카메라와 마이크가 있어 아이들의 표정과 감정 반응을 감지하고 모든 수집된 정보는 부모 계정을 통해 통제된다.
CNBC에 따르면 스마트 장난감이 어린이 교육을 위해 유용한 도구일 수 있지만 개인정보 위험을 내포한다. 미국에서는 일부 스마트 장난감이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논란이 됐다.
2014년에서 2017년 사이 제네시스 토이(Genesis Toys)라는 장난감 회사는 아이들과 상호 교류할 수 있는 대화형 인형 `마이 프랜드 카일라(My Friend Cayla)를 판매했다. 문제는 아이들과의 대화는 물론 부모,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를 모두 녹음하고 이를 제 3자인 회사와 공유한다는 점이었다.
세계 경제 포럼의 인공지능 및 기계학습 담당자 세스 베르게슨(Seth Bergeson)은 "스마트 장난감의 경고음"라며 "독일은 스마트 장난감을 완전히 금지한다"고 말했다.
미국 장난감 제조업체 마텔(Mattel)의 말하는 인형 헬로 바비(Hello Barbie)도 마찬가지다. 헬로 바비도 마이 프랜트 카일라와 마찬가지로 어린이와 대화를 통해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고, 향후 더 나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헬로 바비에게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맛이나 스포츠에 대해 말하면 바비는 이를 토대로 아이가 좋아할 만한 대화를 만들어낸다.
제프리스의 소비자 관행 부문 수석 연구 분석가이자 전무 이사인 스테파니 위싱크(Stephanie Wissink)는 "스마트 토이는 아동 보호법과 관련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며 "어린이 신상 정보를 토대로 기술을 만들면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선을 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미국에는 인터넷 데이터와 관련해 아동 개인정보 보호법이 있다. 연방 무역 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에 따르면 COPPA(Children’s Online Privacy Protection Act)는 13세 이하 어린이와 인터넷상의 개인 정보가 부모의 승인 없이 유출되는 것을 금지한다.
CNBC에 따르면 현재 마텔의 헬로 바비는 더이상 제조되지 않지만 이베이를 통해 중고 거래할 수는 있다. 마텔은 CNBC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스마트 장난감은 가격 측면에서도 문제다. 위싱크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되는 장난감은 10~15달러의 저렴한 가격이지만 스마트 장난감은 60~75달러에 달한다.
NPD그룹의 장난감 비즈니스 고문인 줄리 렌네트(Juli Lennet)에 따르면 2020년 5월에서 2021년 5월 사이 스마트 장난감 시장은 전체 장난감 시장의 0.1%를 차지했다.
여전히 AI 기술을 접목한 장난감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는 크다.
장난감 산업 컨설팅 회사 글로벌 토이 엑스퍼츠(Global Toy Experts) 최고경영자(CEO) 리처트 고틀리브(Richard Gottlieb)는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세상이 인공지능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틀리브는 AI 장난감의 도입이 과거 아이들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당시 책은 교육적 측면에서는 이점이 있었지만 부모들이 검열되지 않은 정보에 대해 우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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