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에 시멘트·레미콘 비상…건설현장도 우려

입력 2021-11-05 17:06   수정 2021-11-0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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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현상이 지속되면서 시멘트·레미콘 등 건설자재 유통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시멘트와 골재를 실어나르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나 덤프트럭, 레미콘 등 화물차량의 상당수가 요소수 없이는 가동이 불가능해 물류 대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시멘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5일 "시멘트 운송차량(BCT)이나 덤프트럭은 모두 개인 지입차량들이어서 운행이 가능한 개인 사업자를 중심으로 시멘트 운반을 맡기고 있다"며 "당장 시멘트나 골재 유통에 문제는 없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자재 운송이 중단될 수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영세 레미콘사 중에는 요소수 부족으로 인한 레미콘 차량 운행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요소수 재고가 남아 있는 대형 레미콘사 가운데도 일부는 한 통에 10만원까지 치솟은 요소수를 구입해 차량을 가동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레미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단 이달 말까지는 기존에 확보한 요소수 재고와 고가에 유통되는 요소수 구매로 버틴다고 하지만 사태가 12월까지 장기화한다면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물류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멘트, 레미콘, 골재 등 건자재가 적기에 공급되지 못하면 건설현장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굴착기 등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건설 기계 장비도 요소수 대란으로 가동 중단이 우려되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 공기 지연 등의 우려는 없지만 이번 요소수 품귀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라며 "매일 협력사 상황을 체크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직원은 "자재 운송 차량 가운데 요소수를 사용하는 차량은 전체의 50∼60% 수준"이라며 "종전까지 차량 기사들 개개인이 요소수를 구했다면 이제는 자재 업체 차원에서 요소수를 확보하는데 신경을 쓰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건설업계는 하청업체가 이번 요소수 부족 사태의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걱정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차적으로 건설장비 대여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고, 이차적으로 전문건설업체나 하청업체들이 장비를 임대하거나 가동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최소 내년 2월 중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요소수 품귀 사태가 지속될 수도 있다고 보고 비상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시멘트사들은 정부가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시멘트사들은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소수를 사용한다.

요소수는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물로 분리하는 역할을 하는데 요소수가 없으면 질소산화물이 고스란히 외부로 배출돼 환경 당국의 제재를 받게 되고, 공장 가동 중단이 불가피해진다.

중국으로부터의 요소수 수입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산업용을 차량용으로 돌릴 경우 자칫 산업용 요소수까지 부족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걱정이다.
한국시멘트협회의 한 관계자는 "시멘트업계는 최근 가뜩이나 유연탄값 급등으로 어려움이 많은데 요소수 사태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janga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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