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선도국 무색…"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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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1-26 17:31   수정 2022-01-26 17:31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주파수 할당을 둘러싼 통신사들 싸움에 소비자들만 불편하게 됐습니다.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며 앞서가던 한국 이통통신 업계가 왜 이렇게 된 걸까요?

    산업부 방서후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방 기자, 지금 통신3사가 충돌하고 있는 게 `3.5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의 20메가헤르츠(㎒)폭` 때문이잖습니까?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잘 와닿지 않거든요. 단순히 생각해보면 통신사가 세 곳이니까 사이좋게 100메가헤르츠씩 나누면 될 것 같고, 그러면 지금 80메가헤르츠밖에 없는 LG유플러스가 나머지 20메가헤르츠를 가져가면 될 것 같은데 말이죠.

    <기자>

    앞서 보신 것처럼 통신사들이 외치는 공정한 경쟁 뒤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습니다.

    사실 LG유플러스 하면 3등 통신사 이미지가 강하잖아요? 실제로 가입자 수도 SK텔레콤과 KT에 이은 3등이고요.

    그런데 바로 이 5G가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겁니다.

    지난해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5G 품질평가에 따르면, 2위 사업자인 KT와 3위 LG유플러스의 수도권 지역에서 서비스되는 5G 속도가 거의 비슷했습니다. KT가 기지국와 장비 수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데도 말이죠.

    <앵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기자>

    통신업계에서는 이것을 두고 `장비빨`이라는 말을 썼습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서울과 수도권 북부 지역에서 3.5기가헤르츠 대역 5G 기지국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같은 지역에서 삼성전자 장비를 쓰고 있고요.

    특히 LG유플러스가 쓰는 외산장비는 국산장비보다 안테나 수가 두 배인 만큼, 커버리지가 더 넓고 이에 따른 성능이 약 30%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LG유플러스가 추가 주파수를 가져가게 되면, 앞으로 5G 품질평가에서 KT를 넘어 SK텔레콤을 위협할 수도 있고요.

    통신3사가 집중하는 수도권 지역에서 5G 품질 역전이 발생한다면 현재의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순의 가입자 구도도 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그거야 통신사들 사정이지 스마트폰을 쓰는 소비자라면 당연히 빠르고 좋은 통신 서비스를 누리고 싶지 않습니까?

    이렇게 싸우는 건 오히려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5G 서비스 자체엔 큰 차이가 없고 장비 탓, 주파수 탓만 하는 걸로 보이거든요.

    <기자>

    우리가 예전에 3G에서 LTE로 넘어올 때는 스마트폰 속도가 빨라졌다는 사실이 확 체감됐잖아요.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던 게 바로 이 LTE 때문이니까요.

    그런데 막상 5G로 넘어오고 나니까 LTE를 쓸 때보다 엄청나게 빨라진 지는 잘 모르겠는 거예요. 분명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했는데, 정부 조사에 따르면 한 5배 빨라졌습니다. 그 마저도 속도가 5G 평균에 못 미치는 곳도 적지 않고요.

    그러면 여기서 생각해 볼 게, 그 문제의 20메가헤르츠를 LG유플러스가 가져간다고 해서, 아니면 다른 통신사들이 가져간다고 해서 우리가 느끼는 서비스 품질이 확 좋아지느냐, 그건 장담할 수 없다는 거죠. 우리가 쓰는 5G는 진짜 5G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건 또 무슨 말인가요? 가짜 5G도 있습니까?

    <기자>

    이번 주파수 경매에 부쳐지는 20메가헤르츠폭이 3.5기가헤르츠 대역이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지난 2018년, 통신사들은 이미 2,400메가헤르츠나 되는 주파수 대역을 할당 받았습니다. 바로 이 2,400메가헤르츠 폭이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알려졌던 28기가헤르츠 대역입니다. `진짜 5G`라고도 불리는 대역이죠. 이 많은 걸 두고 통신사들은 고작 20메가헤르츠 가지고 싸우는 중인 거고요.

    이 28기가헤르츠를 초고주파 대역이라고 하는데,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3.5기가헤르츠의 중저대역보다 속도는 빠르지만, 장애물을 뚫거나 피해갈 수 있는 회절성(전파의 꺾임성)이 약하고 기지국 설치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통신사들은 이 대역을 거의 놀리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럼 우리는 `진짜 5G`라는 초고주파 대역은 아예 못 쓰는 겁니까? 5G 선도국 답지 않은 행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우리가 주춤한 사이 해외에서는 비통신기업도 5G망을 구축할 수 있게 하면서 `로컬 5G`라는 개념을 발전시켰습니다. 5G 특화망이라고도 하는데요.

    건물이나 공장 등 특정 지역에 한해 사용 가능한 5G 무선 자가망, 즉 제한된 지역에서 활용하는 서비스에 특화된 맞춤형 네트워크입니다.

    특히 독일은 메르세데스-벤츠와 BASF, 보쉬 등 글로벌 제조사를 포함한 120개 이상 기업이 로컬 5G 면허를 획득했는데요.

    사실 통신사들이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출 성격의 투자를 갑자기 엄청나게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거든요.

    따라서 현재 기지국 구축이 더딘 28기가헤르츠 대역을 바로 이런 5G 특화망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직진성이 강해서 넓은 지역에 활용하긴 어렵지만, 특정 지역에 적용해 보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니까요.

    우리 정부도 `이음 5G`라는 이름으로 뒤늦게 5G 특화망 확대에 나선 만큼, 너무 통신사에만 의존하지 말고 향후 더 많은 곳에서 `진짜 5G`의 활용을 기대해 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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