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규정을 위반한 피겨 스케이팅 신기록 제조기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15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경기에 출전하게 됐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14일 도핑 위반 통보를 받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발리예바의 징계를 철회한 것과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제기한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발리예바는 15일 피겨 쇼트프로그램에 예정대로 출전한다.
이탈리아, 미국, 슬로베니아 법률가로 구성된 3인의 CAS 청문위원들은 13∼14일 이틀에 걸쳐 화상으로 청문회를 열어 발리예바, IOC, WADA, ISU,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RUSADA 등 6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숙고 끝에 발리예바에게 올림픽 은반에 설 기회를 주기로 했다.
CAS는 이번 청문회에서 발리예바의 도핑 징계 등을 다루지 않고, 여자 싱글 경기 출전 여부만 결정했다.
CAS는 스포츠에서 공정, 과잉조처 금지, 회복할 수 없는 피해, 이해관계에서 상대적인 균형 등을 고려했다며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도핑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도 아닌데, 발리예바에게 올림픽 출전을 금지한다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그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판결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 진행한 도핑 검사 결과가 이달 8일에야 나온 것도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며 이는 선수가 법적으로 자신을 방어할 능력을 침해했다고 덧붙였다.
CAS는 도핑 검사 결과가 늦게 통보된 것은 발리예바의 잘못이 아니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발리예바는 지난 7일 동료와 함께 피겨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IOC가 "8일 예정된 피겨 단체전 시상식을 법적 문제로 연기했다"고 발표하면서 발리예바의 도핑 위반 사실이 드러났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돼 올림픽 도중 최대 위기를 맞았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제로, 혈류량을 늘려 지구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흥분제로도 사용될 수 있어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2014년 이를 금지약물로 지정했다.
IOC를 대신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도핑 검사를 독립으로 수행하는 단체인 국제검사기구(The International Testing Agency·ITA)는 발리예바의 도핑 위반 결과를 이달 8일에야 확인했다.
결과를 받은 RUSADA는 2월 9일 발리예바에게 잠정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지만, 발리예바의 이의 제기 후 처분을 철회했다. 그러자 IOC가 지난 11일 WADA, ISU 등과 공동으로 RUSADA의 결정을 CAS에 제소했다.
발리예바가 출전 자격을 회복했지만, 피겨 단체전 시상식은 이번 대회 기간에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이 전망했다.
발리예바의 도핑 위반이 사실이므로 이를 좀 더 명확하게 따지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관련 조사는 러시아선수권대회를 관장한 RUSADA가 수행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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