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애물단지 '전락'…정책효과는 '글쎄' [위기의 코넥스]

박찬휘 기자

입력 2022-02-23 17:18   수정 2022-02-23 20:33

락토핏 당케어 광고 이미지
난각막NEM 광고 이미지
    <앵커>

    초기 중소기업의 자본조달을 돕기 위해 설립된 코넥스 시장이 최근 기업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줄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데요.

    어떤 문제점이 있고 개선책은 없는지,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앞서 코넥스 시장이 침체된 이유에 대해 알아보지 않았습니까?

    금융당국도 이를 인식해서인지 최근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해결책을 내놓았다구요?

    <기자>

    네. 한국거래소가 최근 코넥스 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원래 코넥스 시장에 투자하려면 3천만 원 이상의 기본예탁금이 필요했는데요.

    이번 개정으로 기본예탁금 제도를 폐지하면서 코스피, 코스닥 시장보다 제한됐던 투자 접근성이 대폭 개선됩니다.

    뿐만 아니라 코넥스 상장사에 대한 지원도 강화됩니다.

    먼저 공시대리 의무를 완화하고 일부 법인의 유동성 공급계약 체결 의무를 면제해 상장 유지 부담을 줄일 계획입니다.

    신속 이전상장 제도의 재무 요건 역시 완화되는데요. 기존의 이전상장 요건이었던 상장사 매출증가율 20%가 절반인 10%로 대폭 줄어듭니다.

    여기에 시가총액과 유동성 평가로 코스닥 이전상장이 가능하도록 조정하면서 이전상장 경로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최대 1,000억 원 규모의 `코넥스 스케일업 펀드도 조성되는데요. 이에 따라 기관투자자가 코넥스 시장의 투자 `마중물` 역할을 하게 한다는 계획도 포함됐습니다.

    거래소가 마련한 이번 개정안은 이해관계자, 시장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의견 수렴과 금융위 승인을 거쳐 다음달 31일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금융 당국이 발표한 방안들, 실제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그렇게 크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한국거래소가 제시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안이 `겉핥기식 방안`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코넥스 시장은 중소기업 전용 시장으로써 중소기업들의 초기 자본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요.

    하지만 설립 취지와 달리 중소기업들은 상장 이후 메마른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이번 당국의 활성화 방안으로 어느정도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입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는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고 기업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은 1차원적인 해결책"이라며 "현재 코넥스 시장은 기업 부족으로 활성화가 안되는 것이 아니라 유동성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코넥스 시장에 투자 하더라도 유동성과 거래량이 현저히 낮아 되팔기가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코넥스 시장이 국내 증시를 넘어 글로벌 증시나 암호화폐 등 다른 투자 수단을 뛰어넘는 자신만의 매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최일구 에셋원자산운용 부사장은 "투자자 입장에서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은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에 비해 펀더멘털이 약하기 때문에 투자 확신을 갖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근본적으로 투자자들이 코넥스 상장사에 관심을 갖게 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번에 당국이 발표한 해결책은 1차원적인 방안이라는 건데,

    그렇다면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진입 장벽을 낮추고 무턱대고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는데요.

    김원식 건국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상대적으로 상장사 펀더멘털이 약한 코넥스 시장은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해야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크게 `상장 기업에 대한 혜택 강화`와 `투자 활성화` 두 가지 측면에서 개선책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상장사에 대한 혜택 강화 방안`으로 법인세와 자본소득세 등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을 꼽았습니다.

    또한 이번에 한국거래소가 제시한 `상장 유지 비용 감소`와 `코스닥 이전상장 조건 완화` 역시 좋은 지원책이라고 말합니다.

    한편 유동성을 높이고 거래량을 늘리기 위한 `투자 활성화 방안`도 여러 가지가 제시됐는데요.

    먼저 코넥스 시장 상장사들의 펀더멘털을 끌어올리기 위해 우량 기업 상장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투자자들이 관심 가질 만한 우량 기업들을 끌어올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일정 규모 이하 코넥스 상장 기업에 대해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를 면제해 부담을 줄이겠다고 말했지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오히려 부정 기업이 늘어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상장사들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부정 기업을 퇴출하기 위해 회계감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최일구 에셋원자산운용 부사장은 "현재 코넥스 시장은 이도저도 아닌 계륵의 느낌이 강하다"며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 시장 활성화를 도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리하자면 금융당국은 시장을 만들어 놓고 손을 놓을 것이 아니라, 코넥스 상장사를 위해 적극적인 관리, 홍보를 해야하고 나아가 투자자들이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우량 기업 발굴에도 힘써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코넥스와 유사한 해외시장이 있을 것 같은데...해외사례를 통해 참고할만한 내용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싱가포르 증시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증시는 우리 증시와 비슷하게 대기업을 위한 메인보드(Main board) 시장과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위한 카탈리스트(Catalist) 시장으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카탈리스트 시장은 자본소득세 0%에 법인세도 17% 수준이라 세제 혜택이 눈에 띕니다.

    또한 상장 주관사가 초기 검증을 맡아 승인까지 책임지는 형식인데요.

    상장 주관사가 상장 이후 해당 기업의 투자까지 도맡아 하는 선순환 구조입니다.

    침체되는 코넥스 시장을 살리기 위해 싱가포르 사례는 충분히 참고할 점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