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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내 보험금을 안 준다 [슬기로운 금융생활]

장슬기 기자

입력 2022-02-25 17:00  

각 금융사 및 금융협회도 민원상담센터 운영
금감원 민원 접수 시 분쟁조정절차 돌입
개인 소송은 불리…소비자단체 활용 방법도


분명히 가입할 때는 수술비를 모두 보장해줄 것처럼 이야기했는데 막상 수술을 받고 나니 그 중 일부 약물투여비는 보장이 안 된다 하고, 수술에 필요한 일부 검사비는 제외한다고 하고…다 맞는 말 같은데도 뭔가 속은 것 같은 억울한 이 기분, 어떻게 하지?

금융상품을 이용하다보면 답답하고 억울한 일이 발생할 때가 있죠. 신용카드 명의를 도용 당한다거나, 내가 가입한 보험으로 보장을 제대로 받을 수 없을 때 막막함이 밀려옵니다. 이런 경우 소비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절차들이 있죠, 바로 민원신청입니다. 이번 주 슬기로운 금융생활에서는 금융민원을 신청할 수 있는 곳과 절차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 보험 민원이 절반 이상…불완전판매 가장 많아

지난해 상반기 기준 금융권에서 접수된 민원은 총 4만2,725건입니다. 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민원은 무엇일까요? 바로 보험업권의 민원입니다. 손해보험의 민원은 전체 중 36.7%를, 생명보험은 22.1%를 차지하고 있어 보험업권의 민원만 전체의 절반이 넘습니다.

보험은 장기상품인데다 복잡한 특약으로 이뤄진 상품이라 소비자들의 민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생명보험의 경우 모집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이뤄지는 보험모집유형이 민원 중 가장 많았고, 손해보험의 경우 보험금 산정과 지급유형이 가장 많았습니다.

보험모집 중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 보장성보험을 마치 저축성인 것처럼 오인하게 해서 판매하는 불완전판매입니다. 예를 들어 종신보험의 경우 가입자가 사망했을 때 사망보험금이 나오는 상품인데도 불구하고, 은행 이자보다 더 받을 수 있는 저축상품인 것처럼 설명해 판매하는 것입니다. 보장성보험은 기본적으로 중도해지할 경우 원금보장이 되지 않습니다.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무조건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 뒤 판매하는 행위는 불완전판매입니다.

◆ 자체 금융사에서 해결 안 되면 금감원으로

위와 같은 사례가 있는 경우, 1차적으로 억울함을 이야기할 수 있는 창구가 있죠. 바로 금융회사 고객센터입니다. 각 금융사들은 고객들의 불만을 들어줍니다. 금융회사 차원에서 해결이 가능한 문제는 고객센터 전화 한 통만으로 가능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죠.

이럴 경우 차선책으로 찾을 수 있는 창구로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금융협회와 금융감독원입니다.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등 각 금융사를 회원으로 둔 금융협회에도 각각 민원상담센터가 설치돼 있어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직접적인 민원해결기구는 아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팁과 절차 등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창구를 거쳤는데도 내 억울함이 풀리지 않을 경우, 마지막 하나가 남았죠. 바로 금감원 민원센터입니다. 금융회사를 감독하는 기관인 만큼 모든 금융사에 대한 민원신청을 금감원을 통해 할 수 있습니다. 금감원이 분쟁을 조정해주는 중간 역할을 해주는 셈입니다.



◆ 경미한 민원은 전화로 가능…신청양식 구비해야

금감원에 민원을 신청하려면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제출, 팩스, 인터넷 제출이 모두 가능합니다. 다만 금감원 민원신청은 일반 금융사 고객센터에 민원을 접수하는 것과 달리 정해진 양식이 있어, 방문이나 우편을 통해 접수할 경우 금감원 홈페이지에서 민원신청서류 양식을 다운로드받아 작성 후 신청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개인정보제공동의 등 각종 서류도 지참해야 합니다.

국번없이 `1332` 전화를 통해서도 민원 접수가 가능하지만, 전화접수는 ▲본인확인이 불필요한 민원사항 ▲민원인이 권리와 의무를 서류로 확인할 필요가 없는 경미하고 일상적인 단순 질의나 상담만 가능합니다. 만약 금융사와 금융거래 등에 대해 사실 관계 조회가 필요하거나, 개인정보의 취득이 필요한 경우에는 전화접수가 불가능하다는 점 숙지해야 합니다.

금감원의 금융민원 처리기간은 분쟁조정 민원의 경우 30일, 기타 금융민원은 14일 이내로 홈페이지에 기재돼 있습니다. 다만 서류보완이나 사실관계조사 등이 필요한 경우 시간은 더 소요되겠죠. 공휴일과 일요일도 처리기간에서 제외됩니다.

민원이 접수되면 금감원은 해당 금융사에 민원에 대한 답변 또는 해명을 요청하고, 금융업법 등을 고려해 분쟁조정을 시작합니다. 민원의 처리과정은 접수번호를 통해 민원센터 홈페이지 `나의 민원`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문자메시지나 이메일로도 진행 사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시일 걸리는 점은 한계…금감원 결정 불복엔 소송으로

실제 민원인과 금융사의 갈등이 극명하고, 관련 법 또한 애매한 경우 길게는 수개월, 1년이 넘어도 해결이 되지 않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금감원에 아무리 이야기해도 수개월째 답변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한 제보도 많이 받았습니다. 금감원 측은 인력 부족을 이유로 듭니다. 수많은 민원이 접수되는데다,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보험 불완전판매나 약관해석에 대한 민원의 비중이 큰 만큼 해결에 시일이 걸린다는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민원은 금감원에서 마무리되는 걸까요? 분쟁조정과정에서 금감원이 금융사에 이첩해 자율조정을 권고하거나, 소비자가 직접 취하하는 사례도 있지만, 사안이 엄중한 경우는 분쟁조정위원회를 거쳐 금융사 제재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금감원의 결정에 금융사가 불복하는 사례도 있고, 소비자 역시 금감원의 조정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 결국 소송으로 이어집니다.

다만 개인이 금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비용이나 시간 측면에서도 물론이고, 전문성 측면에서도 불리한 게 사실입니다. 실제로 승소 사례도 많지 않죠. 이런 경우 금융소비자단체를 통해 민원사항을 공유하고 공동소송을 진행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 슬기로운 TIP

최근 금감원에 민원을 접수하는 민원인들이 늘고 있는데, 유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금감원 검사대상기관이 아닌 경우 금감원에서 해결을 해줄 수가 없습니다. 금융민원인 것 같으면서도 아닌 것 같은 애매한 경우, 문의해야 할 소관부처를 안내해드립니다. (출처:금감원)

① 우체국 및 통신과금서비스제공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② 새마을금고 → 행정안전부
③ 택시(버스,화물,주택,건설)공제 → 국토교통부
④ 각 시·도 등록 대부업자 → 관할 시·도
⑤ 다단계업자, 방문판매업자 → 공정거래위원회, 관할 시·도
⑥ 개인 워크아웃 및 신용회복 관련 민원 → 신용회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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