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약 31호로 허가받은 ‘렉라자’.
유한양행은 국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네스코와 협업을 통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개발에 나섰다.
이후 2018년,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에 1조 4천억 원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신약 개발에 걸리는 시간 10년. 투자해야 하는 비용은 자그마치 1조 원.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자체 역량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부 기업과 기술을 공유하거나 협업해, 신약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있다.
보다 우수한 의약품 개발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조병철 /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이 연구개발이 왜 중요하냐면 더이상 치료 약제가 없는 타그리소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어찌보면 최초의 병용 요법 렉라자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병용요법 기법을 바이오마커들이 함께 보고한 최초의 치료법이다. 타그리소 내성이 생긴 환자에서 어떤 약제, 병용 치료에서 보이지 못한 전무후무한 기록입니다.]
이미 화이자, 로슈 등 글로벌 빅 파마들은 2000년대부터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했다.
이제 제약바이오업계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선택이 아닌 필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
<앵커>
앞서 영상 보신 것처럼 국내 제약사들이 유망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 연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사례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 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갖는지 성장기업부 신동호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신 기자 앞에서 봤듯이 유한양행이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죠
<기자>
네. 유한양행은 `렉라자` 사례와 같이 유망 바이오벤처에 투자한 후 공동연구를 하거나 독점 판매권을 확보하는 등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꾸준하게 구사해 왔습니다.
지난 2015년 본격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취하면서 외부 투자가 2015년 715억 원 수준에서 2020년 2,227억 원으로 3배 가량 늘었습니다.
2015~2019년 R&D에 투자한 금액은 5천억 원이 넘고, 30개사에 대해 4천억 원 가량의 투자를 실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유한양행이 2015년 이후 라이선스 인 계약을 통해 도입한 파이프라인은 17개에 달합니다.
현재 보유한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이 30개인데, 이 중 절반이 넘는 것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확보한 셈입니다.
<앵커>
유한양행뿐 아니라 다른 국내 제약사들도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적극 취하고 있습니다. 어떤가요
<기자>
네 국내 여러 제약사들이 오픈이노베이션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또다른 대표적인 기업은 한미약품인데요.
지난 2015년엔 한해에만 7건의 대형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제약바이오업계의 역사를 다시 쓰기도 했죠.
파이프라인만 30개에 달하며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는 공동으로 파킨슨병 신약 개발을 위해 미국 신약개발업체 뉴론에 투자하고,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해 우선협상권을 확보했습니다.
GC녹십자는 미국 스페라젠과 희귀난치성질환 ‘숙신알데히드 탈수효소 결핍증(SSADHD)’ 치료제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고, 보령제약은 미국에 설립한 자회사 하얀헬스네트웍스를 통해 헬스케어펀드 ‘하얀1, 엘피’에 24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종근당은 지난해 오픈 이노베이션 투자의 결실을 봤는데요.
미국 바이오벤처 카라테라퓨틱스의 요독성 소양증 치료제(CR-845)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서부터입니다.
종근당은 지난 2012년 카라테라퓨틱스와 CR-845의 국내 독점개발 및 판매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의약품 개발에 참여해 왔습니다.
<앵커>
좀 더 자세히 알아보죠.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 오픈이노베이션을 얼마나 활용하고 있나요?
<기자>
실제로 최근 3년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표를 보시면 지난 지난 연말 국내 제약사 193개사에서 1,477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입니다.
이는 지난 2018년보다 157%나 증가한 수치인데요. 신약파이프라인과 라이선스 이전사례가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겁니다.
특히 중소 벤처의 라이선스 이전이 활발하게 이뤄졌는데요.
대기업, 중견기업의 라이선스 이전건수가 81건인 것을 보면 중소 벤처의 라이선스 이전건수가 250건으로 3배 이상 많았습니다.
특히 중소 벤처사들의 외자 기업에 대한 라이선스 아웃 비중을 보면요
국내 중소벤처가 64건, 외자기업이 50건, 대 중견기업 35건 등 고른 분포를 보여 바이오벤처와 제약기업, 외자기업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형태의 개방형 혁신이 활기를 띄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계가 선진국형 연구개발 모델로 변모하는 중이라고 진단했는데요.
<앵커>
지금 보면 기존의 제약사들은 국내외 바이오벤처나 연구기관 등과 다양한 방법으로 파이프라인 확대를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러한 양상이 더욱 확장되는 모습인데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신약 발굴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대폭 낮추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정재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기업 스탠다임입니다.
스스로 시간당 수백 편의 논문을 읽고 분석하는 AI 딥러닝 기술을 신약후보물질 탐색에 접목했습니다.
일반적으로 2~5년 걸리는 신약후보물질 발굴 기간을 7개월로 단축시켜 연구개발 비용을 10분의 1로 줄였습니다.
[김진한 / AI 신약개발 스탠다임 대표: 저희는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한 프로젝트 안에도 기본적으로 근본이 서로 다른 물질들을 동시에 제안을 하기 때문에 한 개가 부러진다고 해서 대안이 없는 것이 아닌 백업이 있기 때문에 결국은 시간과 돈, 실패의 가능성을 굉장히 줄여줍니다.]
스탠다임을 비롯해 신테카바이오, 온코크로스 등 여러 인공지능(AI) 관련업체들이 제약사들과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전통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인공지능 업체와 함께 연구소까지 따로 만들 정도입니다.
[이수민 / SK케미칼 오픈이노베이션 팀장: 전통적인 신약개발 회사가 모든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기에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기술들을 확보한 기업과 협업해서 확보하지 못 한 R&D 기술을 공동으로 진행할 수 있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해외 글로벌 제약사들은 우리보다 앞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AI 신약개발을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로슈는 미국 AI업체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일본 다케다는 AI가 임상시험을 미리 해보는 가상 임상시험도 진행중입니다.
AI 신약개발업체들은 올해 기술수출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탄생한 유한양행의 `렉라자`처럼 AI 신약개발도 수조 원대 블록버스터를 노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재홍입니다.
<앵커>
다양한 방법으로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는데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최근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나요?
<기자>
오픈이노베이션의 장점은 신약 개발 성공률과 연구개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 제약사의 경우 지분 투자로 신약 개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고요.
더불어 바이오벤처가 보유한 신약 파이프라인의 권리도 확보할 수 있고 바이오벤처는 투자받은 자금을 통해 R&D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제약사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 중 하나가 파이프라인 확충입니다.
하나의 제약사가 신약 개발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담당할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 그만큼 위험부담이 커지는 반면 효율은 떨어지게 됩니다.
반면, 초기 개발단계의 후보물질을 들여와 이후 단계의 개발을 진행하면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줄임으로써 효율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울러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직접 진행할 여력이 안되는 바이오벤처 등의 경우에는 초기단계 개발만으로 수익을 올리고, 장기적으로 회사가 성장하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등의 협업은 상호간에 이익이 되는 전략인 셈입니다.
따라서 적절한 후보물질을 보유한 소규모 바이오벤처나 대학·연구소 등과 기존 제약사가 협력해 파이프라인을 확장해가려는 움직임이 점차 일반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신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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