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된 노후 아파트 '귀한 몸'…"호가 오르고 매물 실종"

입력 2022-03-27 14:21   수정 2022-03-27 14:28


서울을 중심으로 재건축 연한인 준공 30년을 넘은 단지들의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면제` 공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해당 단지에 대한 매수 의향자들의 문의가 늘고, 집주인들은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다.
2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에서 구별로 준공 후 30년 이상 된 아파트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노원구(52.0%)였으며 이어 도봉구(51.2%), 강남구(37.5%), 양천구(34.9%), 송파구(30.6%) 등의 순이었다.
노원구와 도봉구는 전체 아파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셈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노원구 중계동 롯데아파트 전용면적 54.48㎡는 지난 21일 6억7천만원(4층)에 매매 거래됐다. 지난해 8월 30일의 같은 면적 역대 최고가 6억8천만원(7층)보다 1천만원 낮은 금액이다.
올해로 준공 33년째를 맞은 이 단지는 노원구청에 재건축 현지조사(예비안전진단)를 신청한 상태다.
현재 같은 면적의 호가는 6억8천만∼7억원 수준까지 올랐다.
노원구는 지난해 서울 25개 구 중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이다. 정부 공인 시세 조사 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로 10.85%, 민간 시세 조사 기관인 KB국민은행의 통계로 23.64% 상승했다.
특히 노원구는 지난해 상반기 서울시장 선거를 전후해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재건축 추진 노후 아파트가 많은 상계동을 필두로 아파트값이 급등세를 나타냈는데 최근 들어 급매물이 빠지며 다시 한번 시장이 꿈틀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로 준공 34년째를 맞은 상계동 주공7단지 전용 59.39㎡의 경우 지난 22일 8억6천500만원(5층)에 팔렸다.
준공 30년 이상의 아파트가 대거 몰려 있는 도봉구 창동 주공아파트 단지도 상황이 비슷하다.
1990년 준공돼 올해 32년째인 창동주공3단지(해등마을)는 구청의 재건축 현지조사를 통과한 상태인데, 나왔던 매물이 회수되는 분위기라고 인근 중개업소는 전했다.

준공 후 30년이 넘은 아파트 재건축 추진 단지 중에서는 대선 전후로 가격이 꿈틀대다가 급매물이 소진되며 상승세로 전환된 단지도 상당수다.
1985년 준공된 서울 양천구 신월동 서울가든 전용 86.4㎡는 지난 20일 6억9천만원(9층)에 팔렸다. 직전의 매매 거래인 지난해 1월 20일의 6억8천만원(3층) 대비 1천만원 오른 것이자 역대 최고가 기록이다. 현재 호가는 7억3천만∼7억5천만원으로 뛰었다.
여의도와 강남권의 대표적인 유명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가격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준공 46년째를 맞은 영등포구 여의도동 서울아파트는 전용 139.31㎡가 지난 21일 42억5천만원(12층)에 매매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2일 같은 층이 39억5천만원에 팔린 것보다 3억원, 같은 해 12월 10일에 기록한 종전 최고가 40억5천만원(4층) 대비 2억원이 뛴 금액이다.
준공 40년째에 접어든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전용 183.41㎡는 지난 17일 59억5천만원(4층)에 직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고, 준공 39년이 된 대치동 개포우성1차 전용 158.54㎡ 역시 19일에 51억원(12층)에 팔려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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