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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후유증…'롱 코비드' 환자들의 눈물 [김수진의 5분 건강투자]

김수진 기자

입력 2022-04-02 09:00   수정 2022-04-02 10:44



"코로나에 걸린 이후로 조금만 걸어도 심장이 아프고 너무 어지러워요. 장을 보러 마트에 갔는데, 서 있으니 쓰러질 것 같더라고요. 미열도 계속 나서 동네 병원에 가니 예민한 사람 취급을 하는거예요. 공황장애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으니 억울하더라고요…나는 열이 나고 몸이 아픈데."

아산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강 모 씨의 말이다. 그는 작년 12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올해 3월 다시 확진 판정을 받은 `재감염 경험자`다. 화이자 백신을 2번 접종했으나 돌파감염됐다. 첫 번째 격리해제 이후부터 어지럼증, 만성피로, 미열 등의 증상이 나타났고, 두 번째 격리해제 이후에는 증상이 더 심해졌다는 게 강 씨 증언이다.

강 씨는 같은 증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는 카카오톡 채팅방(`롱코비드 환자를 위한 단톡방`)을 통해 어지러움이 심하면 신경과 검사를 받아보라는 이야기를 접했다. 강 씨는 의사에게 "자율신경이 정상적이지 않으니 다른 큰 병원에 가라"는 말을 들었고, 대학병원 진료를 앞두고 있다. 그가 후유증 때문에 지출한 병원비는 100만원 이상. 롱 코비드 환자 모임 중에서는 병원비가 1,000만원이 넘게 나온 사람도 있다.

●국민 4명중 1명 코로나 환자…`롱 코비드` 대처 시급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1천만 명을 넘으면서, 국민 4명 중 1명은 코로나 환자가 됐다. 환자가 늘어나면서 또 다른 문제도 생겼다. 바로 `후유증`이다.

후유증과 관련해 `롱 코비드(long COVID)`라는 단어도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확진되거나 확진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적어도 2개월, 통상 3개월 동안 다른 진단명으로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겪는 상태`를 롱 코비드라고 설명한다. 롱 코비드는 `포스트 코비드 컨디션` `포스트 코비드 신드롬` 등으로도 불린다.

증상은 사람마다 다양하다. 미국보건복지부(CDC)가 밝힌 주요 증상은 ▲일어설 때 현기증(어지러움) ▲호흡곤란·숨가쁨 ▲피곤함·피로 ▲신체적·정신적 활동 후 컨디션 악화(운동 후 권태감) ▲사고력·집중력 저하(브레인포그) ▲기침 ▲가슴·복부 통증 ▲두통 ▲심장 이상 박동(심계항진) ▲관절통·근육통 ▲저림증 ▲설사 ▲발열 ▲발진 ▲감정 기복 ▲후각·미각 변화 ▲생리 주기 변동 등이다.

최근에는 국내 코로나 환자 5명 중 1명이 후유증을 경험한다는 조사가 나왔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코로나 브리핑을 통해 "국립보건원 감염병연구소와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대학교병원, 연세대학교의료원 등 국내 의료기관이 협력해 실시한 후유증 조사 결과 피로감, 호흡곤란, 건망증, 수면장애, 기분장애 등이 20~79%의 환자에게서 확인된 바 있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이용한 분석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의 19.1%가 후유증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병원 어디가야 할 지 모르겠다…푸대접 받기도"

코로나 후유증 환자들은 다양한 증상으로 고통받고, 병원비 지출도 큰 편이지만 효과적인 치료·설명을 해 주는 병원을 만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정신과적 문제가 있다고 치부되기도 한다.

한 환자는 "동네에 있는 병원이란 병원은 다 가봤다"며 "아무리 말해도 의사가 잘 모르겠다고 하거나, 검사 결과는 정상이니 정신과를 가보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환자는 "코로나 후유증이나 백신 부작용인가 싶어 덜컥 겁이 나서 근처 병원에 갔더니 알 수 없다고 하고, 자세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중순 개소한 명지병원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의 부센터장 정수진 교수(신경과)는 "대부분 어떤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한다, 롱 코비드 자체가 `다른 진단명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이고,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고 나오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관리받지 못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가슴이 답답하고 기침이 계속 나는데, 미세하게 폐렴이 남아 있으면 일반 엑스레이에서는 잘 보이지 않아 검사상 아무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듣는 식"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교수는 "아직 증상이 오래된 환자보다는 아급성기(subacute) 단계의 환자가 많다"며 "격리 중에는 병원을 갈 수 없어 버티다가, 해제 직후 몸이 계속 이상하다며 병원을 찾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명지병원 외에 코로나 후유증 클리닉을 운영하는 곳은 광주기독병원, 유성선병원, 남양주백병원, 부산 온종합병원, 하나이비인후과의원 등이다.

이렇게 관련 클리닉이 점차 생기고 있지만, 아직 초기라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아급성기 뿐 아니라 증상이 오래된 환자 관리 ▲후유증에 대한 다양한 다학제 진료 지원 ▲국내 롱 코비드 환자의 특징 파악 ▲치료 가이드라인 수립 등이다.

정수진 교수는 "환자가 많아 의사를 충원할 정도"라며 "후유증을 겪는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연구·치료도 더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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