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전쟁" 푸틴 대놓고 때린 러 재벌 '패가망신'

입력 2022-05-0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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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억만장자가 전쟁을 비판했다가 러시아 정권의 보복 때문에 수십조원 재산을 강탈당했다.

러시아 디지털 은행 틴코프의 창업자인 올레그 틴코프(45)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자신의 이 같은 사연을 털어놓았다.

틴코프는 다수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와 달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유착하지 않고 세계적 금융업체를 키운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그는 최근 자신이 보유한 틴코프 은행의 주식 35%를 모두 시가의 3%에 불과한 헐값에 매각하고 업체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고 밝혔다.

작년 런던증권거래소에서 틴코프가 보유한 틴코프 은행 지분의 가치는 200억 달러(약 25조원)가 넘었다.

틴코프는 패가망신의 발단이 푸틴 정권을 겨냥해 지난달 14일 자신이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올린 비판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미친 짓`으로 부르며 "나라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게 하나도 없는데 군대는 뭐하러 훌륭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평소 푸틴 정권에 비판적이던 그는 러시아가 족벌주의, 노예근성, 아부가 득세하는 구제불능 사회가 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비판 하루 뒤 러시아 정권은 창업자에게 문제가 있다며 틴코프 은행의 고위 임원들을 압박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틴코프는 러시아 정권이 자신의 주식 매각과 사명 변경이 이뤄지지 않으면 틴코프 은행을 국유화하겠다고 고위임원들에게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틴코프 은행은 오래 전부터 계획된 것이라며 자사 이름을 바꾸겠다고 지난달 22일 발표했다.

틴코프는 "주식을 몇푼에 넘겼다"며 "인질처럼 잡혀 있었기 때문에 가격을 흥정하지 못하고 제시한 대로 팔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공작원들과 접촉하는 지인들이 자신이 살해당할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틴코프의 지분은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광물 올리가르히인 블라디미르 포타닌이 경영하는 기업에 모두 이전됐다.

NYT는 틴코프 사례를 보면 러시아 엘리트가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가가 무엇인지, 러시아 재계가 왜 침묵하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틴코프는 "푸틴이 살아있는 한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미래가 밝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진=SNS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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