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횡령' 후폭풍…금융권 내부통제 수준 높인다

전민정 기자

입력 2022-05-03 19:19   수정 2022-05-0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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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614억 횡령 사건` 여파가 은행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조짐인데요.

    금융감독원은 금융사의 내부통제와 관련된 감독을 강화하고 제도개선에 나서기로 했고, 은행권도 자체 점검을 통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자세한 이야기 경제부 전민정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전 기자, 먼저 오늘 우리은행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사과의 입장을 밝혔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늘 오후 금감원장과 은행장들 간 간담회에 참석한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며 진상규명에 모든 협조를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내부통제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금감원 검사와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실 확인이 안된 부분을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 행장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 :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고객 신뢰회복에 대한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협조를 다 하겠습니다.]

    <앵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다시피 금융감독원도 우리은행의 부실한 내부통제 시스템 관리 경고장을 날렸는데요.

    <기자>
    네, 우선 지난달 28일 우리은행 수시검사를 시작한 금감원은 우리은행에 대한 고강도 검사를 예고했습니다.

    금감원이 횡령 기간 동안 우리은행에 대해 11번이나 검사해놓고 횡령 정황조차 파악하지 못했기에 강도높은 검사를 통해 `명예회복`에 나서겠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검사기간을 당초 5일에서 11일 더 늘려 이달 13일까지로 연장했고요. 필요한 경우 검사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사실상 무기한 검사에 돌입하겠단 얘깁니다.

    여기에 현장 검사인력도 대폭 강화했는데요. 데이터 추적 복구를 위해 IT전문가 2명을 추가로 투입해 기존 4명에서 7명으로 늘렸습니다.

    <앵커>
    금감원은 은행 내부통제 미비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는데요, 구체적인 내용이 나왔나요?

    <기자>
    금감원은 아직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향이나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는데요.

    검사 초기인 만큼, 이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사전에 막을 수는 없었는지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검사 결과를 보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금융사 처벌을 강화하는 쪽으로 감독규정 개정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어제였죠. 금감원은 모든 은행에 자체적으로 금융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긴급 점검할 것을 지시했는데요.

    오늘 간담회에서 은행장들은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면서 내부통제 전반에 대해 꼼꼼히 재점검하고,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따라서 은행들이 조만간 구체적인 혁신방안이나 사고방지 방안을 마련해 금감원에 제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내부통제제도 개혁`은 오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이기도 한데요.

    오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새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는데,

    금융행정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검사와 제재 시스템을 개편하고 금융권 책임경영 확산을 위한 내부통제제도도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금융혁신` 과제에 포함됐습니다.

    <앵커>
    다른 시중은행들은 이번 횡령사건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긴장하고 있을 텐데요. 실제 움직임들은 어떤가요?

    <기자>
    우리은행 횡령사건이 발생하자 시중은행들은 재빠르게 자체 점검에 나섰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은행권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까 발빠르게 대처한건데요.

    그러면서도 "우리는 아직 문제가 없다"며 이번 사안과 선을 긋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농협은행 등은 본점 각 부서와 영업점이 갖고 있는 계좌가 적정한지, 또 통장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그 실태를 점검 중입니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오늘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금감원의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 요청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다시 한번 체크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신한은행도 매월 감사부서 등에서 은행 보유 통장의 잔액이 적절한지에 대해 검사하고 내부통제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별다른 문제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오늘 내용 유튜브 제목과 해시태그는 어떻게 잡았나요?

    <기자>
    유튜브 제목은 "우리은행 횡령 여파…떨고 있는 은행권", 해시태그는 `내부통제 개혁 속도`, `고개 숙인 우리은행장`으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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