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캠프장마저…부차 시신 650구서 사살 흔적

입력 2022-05-1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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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학살 정황이 드러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도시인 부차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1천명 중 650명이 러시아군에 사살됐다.

16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안드리이 녜비토우 키이우주 경찰청장은 러시아군 점령 시기동안 부차에서 살해된 민간인 1천여명 중 650명이 폭격이나 파편에 맞아 숨진 게 아니라 러시아군이 직접 쏜 총에 맞았다고 말했다.

학살 장소에는 어린이 캠프장 `캠프 래디언트`도 있었다.

4월 4일 캠프장 밑에서 시신 5구가 무릎을 꿇고 머리는 숙인 채 양손은 등 뒤로 묶여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부차 바로 위에 있는 호스토멜에서 살던 34살 볼로디미르 보이첸코도 희생자였다.

그는 호스토멜에서 러시아군 공습을 피해 숨어있는 이웃을 위해 음식과 물을 가져다주며 도우던 중 3월 12일 캠프 래디언트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되면서 실종됐다.

녜비토우 청장은 BBC에 이들이 고문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전쟁 진행방식에 있어 선을 넘었다"며 "이들은 우크라이나군과 싸우지 않고 민간인을 납치하고 고문하고 있었다"고 분노했다.

BBC는 캠프장 쓰레기더미에서 러시아군 흔적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한 여성이 러시아 `6720부대` 소속 군인에게 보낸 소포였는데, 이 부대 소속 병사들이 부차에서 약탈한 물품을 가족에게 부치려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된 적이 있다.

다만 이 부대 소속 군인들이 실제 캠프 현장에 있었는지, 또는 캠프장 학살 당시 그들이 현장에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BBC는 전했다.

피해자들의 사망 시점도 불분명해 경찰에서 알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캠프장 학살 당시 현장에 있던 가해 러시아 군인을 수색 중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다른 수복 지역에서도 전쟁범죄 증거를 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다.

녜비토우 청장은 "푸틴이 폭탄을 떨어뜨려 증거를 없애려 할 경우에 대비해 최대한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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