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장밋빛 실적…LG이노텍의 숨겨진 무기

정재홍 기자

입력 2022-07-15 15:11   수정 2022-07-1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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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LG이노텍이 차량 레이더 모듈 시장에 진출합니다. 앞서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과 반도체 회로 기판에 수조 원대 투자를 집행하기로 한 LG이노텍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모빌리티로 사업 영역을 더 확대하는 건데요.

    산업부 정재홍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LG이노텍의 자동차 레이더 모듈 실물을 국내 언론사 처음으로 확인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그림을 보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녹색 반도체 회로기판 위에 일반 패키지 반도체처럼 보이는 해당 제품이 LG이노텍이 최근 개발에 성공한 차량 실내용 레이더 모듈입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처럼 사람이 탑승하면 모니터 화면에 몇 명이 탔는지 확인됩니다. 또 아이를 두고 내리는 것도 감지합니다.

    레이더 모듈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면, 일종의 자동차 실내 센서의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사람이 차에 탔는지, 안전벨트는 맸는지, 아이나 애완동물을 혹시나 두고 내리진 않았는지 감지합니다.

    <앵커> 기존에도 자동차 실내 센서는 장착돼 있지 않았습니까? 차별화 포인트가 있나요.

    <기자> 지금도 여러 브랜드들은 자석을 이용한 압력센서나 카메라, 초음파 등을 활용해서 차량 실내 모니터링 시장에 진출해 있습니다.

    그런데 압력 센서는 차에 여러 개를 부착해야 해서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고요. 초음파나 카메라는 사물 인지 능력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가 이불만 덮어도 카메라는 사람을 식별하지 못 하거든요.

    LG이노텍은 기존 제품보다 해상도, 즉 식별능력을 40% 높이고, 신호 처리 시간도 30% 줄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압력 센서 대신 레이더 모듈을 활용하면 제작 비용을 2분의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테슬라 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도 신차에 레이더 모듈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자율주행차 시장이 다가오면 더 많은 활용도가 있어 보이는데요.

    <기자> 네. 지금 시장보다 다가올 시장을 대비하는 전략이라고 보는 게 정확합니다.

    차량 실내용 모니터링 시장은 현재 4천 억원 수준에서 연평균 37% 성장해 2030년 1조 원대로 규모가 커집니다. LG이노텍은 최근 개발한 기술을 토대로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양산을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규제 산업과도 연계가 되는 시장인데요.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름철 자동차에 아이를 두고 내려서 사고가 발생한 사건이 심심치 않게 들리잖아요. 유럽과 미국에서 신차 판매 허가 기준에서 어린이 탑승 감지 기능 의무화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운송용 승합차에 하차 여부 안전장치 의무 설치를 규정하고 있고요.

    자율차 시대가 열리면 이런 감지 기능 관련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더불어 차량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에도 많이 쓰일 것으로 기대가 되는데요. 인터뷰 보고 오시죠.

    [김경석 / LG이노텍 자율주행 레이더 연구위원: 아웃도어용으로도 레이더는 많이 쓰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레벨2에서는 레이더가 3개, 레벨3가 되면 총 5개의 레이더를 씁니다. 차량 탑재되는 레이더는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차량 외에도 사물인터넷(IoT) 용으로 침입 감지 보안용으로 사용을 하고 있고…]

    <앵커> 사실 LG이노텍은 애플 관련주로 항상 묶일 만큼 의존도가 강하잖아요.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 출하량도 전반적인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신사업 진출에 어떤 의미가 더 있다고 볼 수 있나요.

    <기자> 네. LG이노텍 세부 실적을 보면서 설명을 드리면요.

    지난해 LG이노텍의 애플 아이폰 카메라 모듈 공급 점유율이 50%에서 70%로 오르면서 실적은 고공행진 중입니다. 1분기 매출 3조 9,500억 원 가량을 벌었는데, 이 가운데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 매출이 3조 원 정도로 전체 매출의 75%가 넘을 정도로 의존도가 심합니다.

    애플의 아이폰이 2분기 예상 보다 1천만 대 더 생산량이 늘 만큼 잘 팔리고 있습니다. 하반기 부정적인 경기 전망과는 다른 세상처럼 신작 아이폰14 프로급 라인업은 가격을 인상할 거란 예상도 있을 정도여서요. LG이노텍 실적도 올 한해는 긍정적일 거라는 전망입니다.

    그러나 그만큼 애플 카메라 모듈 공급이 흔들리면 회사 명운도 흔들리는 처지입니다. 이에 따라 여러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최근 LG전자로부터 인수한 구미 사업장에 1조 4천억 원을 투자해서 삼성전기가 1위를 차지하는 패키지 기판 솔루션(FC-BGA)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것도, 레이더 모듈 시장에 진입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무엇보다 해당 레이더 모듈은 2024년 양산 예정으로, 현재 완성차, 전기차 업체들을 아우르는 주요 고객사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공교롭게도 시장에서 전망하는 애플의 자율주행차 `애플카` 양산 시점이 2025년으로 사업 시점이 겹치는 건 우연만은 아닐 거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네. 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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