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극 온난화 예상보다 빠르다…현실 과소평가"

입력 2022-08-1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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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남·북극의 온난화가 그간의 예측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tech) 앤드류 톰슨 환경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13일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남극 대륙의 빙붕(氷棚·ice shelf)이 기존 연구에서 제시된 결과보다 더 빠르게 녹고 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빙붕은 남극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거대한 얼음덩어리로, 두께만 수백m에 달한다. 계절에 따라 크기가 늘어나고 줄어들기를 반복하지만, 일 년 내내 얼음 상태로 유지된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극지방 온난화로 빙붕이 녹아내리면서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이상 기후의 원인이 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구팀은 남극 대륙의 해안을 따라 시계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좁은 해류와 빙붕에서 녹아내리는 물이 얼마나 빠르게 흐르는지를 고려해 빙붕이 녹는 속도를 시뮬레이션했다. 시뮬레이션 대상 지역은 남극 지역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위도가 낮고 온난화가 가장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서남극 반도로 정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빙붕에서 녹아내린 차가운 담수는 밀도가 낮기 때문에 해수면에서 이동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닷물은 빙붕의 아래에 갇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 빙붕이 상대적으로 온도가 높은 해수에 의해 아래부터 녹아내리기 시작하며, 이 때 녹는 속도는 기존의 예측보다 20∼40% 빠르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서남극 반도에서 녹아내린 물이 다른 남극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온난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간의 연구에서 남극 해안을 따라 흐르는 해류는 기후변화 예측 모델에서 잘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연구 내용을 설명하는 보도자료에서 "대부분의 기후모델은 폭이 20㎞에 불과한 해안 해류를 포함하지 않고, 보통 폭 100㎞ 이상의 해류만 고려한다"며 "(기존의) 모델은 앞으로 빙붕이 녹는 속도를 정확하게 나타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남극이 아니라 북극을 연구한 핀란드의 학자들 역시 극지방의 온난화가 기존 예측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핀란드 기상연구소(Finnish Meteorological Institute)는 12일 국제학술지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1979∼2021년 북극권의 온도가 지구 평균보다 4배 더 빠르게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특히 같은 기간 노르웨이령 스발바르(Svalbard)와 러시아 노바야젬랴(Novaya Zemlya) 지역은 10년에 1.25℃씩 기온이 올랐는데, 이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 속도의 7배에 이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는 북극 지역 온도가 지구 평균에 비해 빠르게 올라가는 현상인 `북극 증폭`(arctic amplification)이 2배 정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기존 연구보다 상황이 더욱 급격히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결과다.
핀란드 연구진은 논문에서 북극에 대한 위성 관측이 시작된 1979년 이후로 확보된 데이터를 추려 북극 증폭 수준을 계산했을 때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면서, 기존의 예측이 현실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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