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공포 키우는 러…"우크라 전력강탈 노려"

입력 2022-08-15 19:04  


우크라이나 측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단지의 전력을 강탈하려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수리야 자얀티 전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관 에너지국장은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런 견해를 밝히고 "자포리자의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을 차단해버리면, 우크라이나는 결국 EU에 기댈 수밖에 없어진다"고 말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전쟁 전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 공급의 약 20%를 책임졌다. EU는 이미 에너지 수급 불균형이 심화한 상태다. 공급은 늘지 않고 우크라이나의 수요가 더해진다면 에너지 가격은 더욱 치솟을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러시아가 이런 의도로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WSJ이 입수한 공문을 보면 우크라이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력 공급망에서 자포리자 원전단지를 차단하려 하고 있다. 원전 시설을 파괴하고 송전선을 훼손하려 한다. 우크라이나 남부에 대규모 정전을 초래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자포리자 원전을 관리하는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 운영사 에네르고아톰의 페트로 코틴 대표도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 측 원전 운영 기술진이 자포리자 원전의 전력을 크림반도로 보내는 `특수 작업`을 시작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 측 원전 기술진을 파견한 러시아 국영 원전사 로사톰은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명백히 단언컨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는 2월24일 침공 직후인 3월 초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했다. 그 후에도 대형무기와 병력을 원전에 꾸준히 투입했고 대인지뢰와 대구경 자주포 등을 배치하며 공격력도 보강했다. 자국 원전 운영사의 기술자들도 자포리자 운영에 참여시켰다.

우크라이나군은 자포리자를 차지한 러시아군과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포리자 원전 주변에서 포격전이 발생하면서 방사성 물질 누출 참사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은 공격의 책임을 두고 서로를 탓하고 있다.

WSJ은 이런 피격 흔적에서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을 일부러 공격한 것으로 해석되는 정황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위치한 비영리기관 `리질리언스소사이어티 재단`의 토머스 포피크 의장은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의 전력을 차지할 가능성에 대해 "사상 최대의 전기 강탈사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원전에 대한 공격은 매우 섬세하게 계산됐다. 피해는 주지만, 파괴는 하지 않을 만큼"이라고 덧붙였다.

WSJ는 러시아의 자포리자에 원전 공격 의도에 "방사능 누출 참사 가능성을 키워 우크라이나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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