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 중이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쓸어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5조3천8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코스피에서 줄기차게 주식을 내다 팔던 외국인은 지난달 14일부터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전자, 삼성SDI, 현대차,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위주로 쓸어 담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가치 급락)하는 동안에도 외국인은 매수세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주에 원·달러 환율이 13년 4개월 만에 1,340원을 돌파했으나 외국인은 코스피 주식을 4천4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한 날은 이틀 정도에 불과하다.
시장에선 고환율에 과거와 같은 신용위험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주식 순매수에 나선 배경으로 미국계 자금 유입을 꼽았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 비중을 국적별로 보면 미국계가 41.2%로 가장 높고, 영국 8.1%, 싱가포르 6.6%, 룩셈부르크 6.4%, 아일랜드 4.3%, 캐나다 2.8%, 노르웨이 2.8% 등 순이다. 유럽계 자금 비중은 30%로 미국 다음으로 높다.
또 최근 환율 급등이 달러화 초강세 때문이지 우리나라 기초여건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도를 자극하는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통화 가치만 절하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외환보유액이나 국가신용도를 우려하는 상황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신용위험을 대변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초 56bp(1bp=0.01%포인트)까지 올랐다가 지난 25일 33bp로 떨어지는 등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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