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제약·바이오 베팅…픽은 셀트리온·한미약품

박승원 기자

입력 2022-09-13 19:03   수정 2022-09-1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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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국민연금의 투자 행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비중을 줄이면서 수익률 관리에 나설 수 밖에 없는데요.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제약·바이오주의 비중은 소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T·바이오부 박승원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앞서 국민연금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지분을 늘린 게 주목할 부분인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들을 사들였나요?

    <기자>

    네 우선 올해 들어 새로 편입한 종목을 살펴보면요.

    국민연금은 올해 대규모 횡령 사태를 겪은 오스템임플란트를 비롯해 레고켐바이오, 한미사이언스 등 6개 종목의 지분을 5% 이상 신규 편입했습니다.

    기존에 보유했던 지분에서 가장 많이 늘린 기업으론 한미약품이 꼽히는데요.

    국민연금은 한미약품의 보유지분을 종전 8.86%에서 20.06%로 무려 11%포인트 넘게 늘렸습니다.

    인터로조와 대웅제약, 에스티팜의 경우 2%포인트 이상 추가로 늘렸고, 덴티움, 셀트리온, 파마리서치 등도 1%포인트 이상 더 사들였습니다.

    반면 국내 1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해 올릭스, 메드팩토 등 4개사는 편입에서 제외했고, 유한양행, 환인제약, 동아에스티 등 7개 종목의 비중은 축소했습니다.

    <앵커>

    국민연금이 이들 종목을 선택한 배경엔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이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실적에 비해 저평가됐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연초 대비 국내 증시가 20% 넘게 하락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주들도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이 가운데서도 실적이 양호한 기업들의 주식은 사들였습니다.

    이 가운데 셀트리온의 경우 올해 창립 이후 처음으로 상반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올해 2조 클럽 청신호가 켜졌지만, 주가는 연초 대비 7% 이상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오늘이였죠. 셀트리온이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유럽종양학회에서 양호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는데요.

    셀트리온은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 임상3상 후속 결과를 발표했는데, 오리지널 의약품인 아바스틴과 비교해 생존 분석 지표와 안전성에서 유사성을 확인했습니다.

    연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 즉 FDA의 허가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결국, 양호한 실적에 신규 제품의 기대감이 커진 점이 국민연금의 러브콜을 받은 배경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오스템임플란트와 덴티움 등 국내 임플란트 기업의 경우 중국의 의약품 정책으로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는데요.

    그런데 국민연금의 선택을 받은 것을 보면 그것도 아닌가 보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오스템임플란트와 덴티움의 실적을 살펴보면, 두 기업 모두 올해 2분기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습니다.

    두 기업 모두 매출은 30% 이상, 영업이익도 60% 넘게 급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의약품 정책으로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건데요.

    앞서 중국 정부는 임플란트 서비스 가격을 표준화하기 위해 정부에서 통제하는 물량기반조달 정책 즉, VBP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가 직접 의약품을 대량 구매해 가격 인하를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치과용 임플란트는 이번달부터 국공립 의료기관에 한해 시행될 예정인데요.

    하지만, 증권가에서 중국의 VBP 정책이 이들 기업에게 악재가 아닌 호재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현재는 분위기가 반전된 모습입니다.

    특히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회사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 비중이 25% 수준인데다, 이번 중국 정부의 정책이 중국 전체 치과의 30 수준인 국공립병원에 한정된 정책인 만큼, 이익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할 것이란 진단입니다.

    여기에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VBP 정책으로 판매를 하고 있는 만큼, 이번 중국 정부의 정책이 오히려 중국 국공립병원 진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진단입니다.

    <앵커>

    한미약품의 경우를 보면 국민연금이 가장 지분을 많이 늘렸는데, 한미약품 역시 실적이 주된 배경이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미약품은 올해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시현했는데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은 3164억원, 영업이익은 2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86% 증가했습니다.

    자체 기술로 개발한 아모잘탄패밀리 등 개량·복합신약들이 꾸준히 성장했고,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의 실적도 크게 기여한 데 따른 건데요.

    그리고 앞서 증시프리즘에서 잠시 언급이 됐었는데, 지난 추석 연휴 한미약품의 바이오의약품 신약 `롤론티스`가 세계 최대 규모 의약품 시장인 미국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이처럼 양호한 실적, 여기에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점이 국민연금의 선택을 받은 배경으로 꼽힙니다.

    <앵커>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증시의 큰 손인 국민연금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금도 미국발 긴축우려와 유럽의 경기 둔화, 고환율, 여기에 미국 정부의 바이오 국산화란 변수가 있긴 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이들이 매수하는 종목의 주가 움직임이 견조할 수 있는 만큼, 주식을 저가에 매수해 장기 보유를 계획하는 투자자라면 연기금의 매수 종목을 참조하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앵커>

    국민연금이 선택한 제약·바이오 종목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박승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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