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 봐도 간다"…현대차, 3천만원대 전기차로 中 재도전

강미선 기자

입력 2022-09-22 16:22   수정 2022-09-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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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현대차가 중국에 중저가 전기 SUV를 출시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섭니다.
    테슬라를 빼면 사실상 현지 메이커들이 장악한 중국 전기차 시장을 놓고, 현대차가 정면승부에 나선 겁니다.
    어제 이 내용 단독 보도한 산업부 강미선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강 기자, 중국에 출시될 전략차종은 어떤건가요?

    <기자>
    내년 8월 출시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모두 준중형 SUV로 독자 개발한 순수 전기차입니다. 현대차와 기아 각각 한 모델씩 출시됩니다.
    현재 중국 현지 내연기관 공장에 전기차 전용라인을 만들어 시제품 양산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가격은 20만 위안, 우리 돈으로 3,600만원 선입니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현대차가 가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사용하지 않았고 또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했습니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택했는데, 취재해 보니 현대차가 실제로 마진을 따졌을 때 마이너스(역마진)였다고 합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중국시장에 전기차를 팔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팔아도 손해인 건데, 왜 중국에 전기차를 만들어 팔겠다는 건가요?

    <기자>
    그 이유를 알려면 먼저 중국 전기차 시장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입니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300만 대를 넘어 올해 연간 전기차 판매량이 5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엄청난 성장 속도에 더해, 중국정부의 정책 역시 전기차 시장 확대에 긍정적입니다.
    중국은 올해부터 차량 급증을 막기 위해 번호판 추첨제를 시행하는데요. 사실상 차량 구입을 통제하는 거죠.
    그런데 전기차 확대를 위해 번호판 10대 중 7대를 전기차에 배정하기로 했습니다. 차를 사려면 전기차를 살 수 밖에 없는거죠.
    현대차가 중국에서 내연기관은 실패했지만, 전기차 시장만큼은 포기할 수 없는 이유죠.
    <앵커>
    그럼에도 현대차가 마진을 포기할 정도로 싸게 팔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중국 전기차 시장 진입을 위해 어느 정도 유의미한 점유율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치열한 가격 경쟁입니다.
    특히 내년부터 중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없어지면서, 그야말로 가격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보조금을 안 줄 만큼 전기차가 대중화됐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두번째로는 중국에서 다른 내연기관 차를 팔려면 친환경차를 일정비율 의무적으로 판매해야 합니다. 그 비율이 매년 올라가는데 그걸 맞추려면 어느 정도 판매를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중국 전기차 회사들과 승부를 피할 수 없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전기차 1위인 BYD는 글로벌 진출에 나서고 있거든요.
    언젠가 글로벌에 붙어야 할 중국 자동차 회사들인만큼, 중국 본토에서 한 번 정면승부를 해보겠다는 겁니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들이 현대차가 역마진이라는 고육지책을 쓴 배경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현대차가 지금까지 중국시장에서 기를 펴지 못했는데, 전기차는 잘 팔릴까요? 여전히 의문입니다.
    <기자>
    당장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2017년부터 기존 내연기관 차에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4종을 판매해 왔는데요.
    4대 모두 합쳐 중국에서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이 6,500대 정도로 부진한 수준입니다. 점유율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또 현대차는 택시 이미지로 중국에서 이미지가 안 좋은데요. 자동차 딜러에게 인센티브를 더 높여줘도 잘 안 팔린다고 합니다.
    특히 중국인들이 이미 자국 전기차 메이커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현대차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크지는 않아 보입니다.
    때문에 현대차가 새로 중국에 출시되는 전기차에 `아이오닉`과 같이 별도의 브랜드로 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현지 공장에서 생산을 한다고 하는데, 생산물량 전부를 중국에서만 판매하는 건가요?
    <기자>
    사실 내년 중국에 출시될 전기차는 중국 내수용으로만 생산될 예정이었습니다.
    여기서 고민이 시작됩니다. 생산량에 비해 예상되는 판매량이 너무 적다는 것이죠.
    전기차 본격 생산을 위해 인력을 뽑아 가동률을 높여야 하는데, 그만큼 많이 팔아야 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유럽에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국내 시장에 들여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현대차의 중국 공장 가동률이 50%에 못 미치는 것로 나타났습니다.
    유럽 수출은 나쁘지 않은 대안으로 보입니다. 유럽은 3대 전기차 시장인데다, 현대차와 기아의 브랜드 이미지가 아주 좋습니다.
    특히 소형차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데, 저렴한 준중형 SUV를 순수 전기차로 공급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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