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어에도 1,430원 뚫은 환율…'통화스와프'는 요원

전민정 기자

입력 2022-09-26 19:12   수정 2022-09-2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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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킹달러 위협에 원화가치 하락세가 심상찮자, 정부가 적극적인 환율 방어에 나섰습니다.

    필요할 경우 외환당국이 조선사의 선물환을 직접 매입하고 서학개미 등 민간의 해외 금융자산을 국내로 유턴시키는 인센티브 도입을 검토하기로 한 건데요.

    이러한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 대책에도 오늘 원·달러 환율은 1,430원선을 돌파하며 강달러의 위세를 실감케 했습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한달 새 달러 대비 원화가치 하락 폭은 5%.

    유로화(-2.1%), 영국 파운드화(-4.7%), 중국 위안화(-3.6%) 등 주요국의 통화 가치도 떨어졌지만, 원화보다는 낙폭이 작았습니다.

    원화가 다른 통화에 비해 절하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이자, 구두개입과 같은 미세조정에만 나서던 정부도 태도를 확 바꿨습니다.

    대외 요인이 통제가 불가능한 만큼, 국내에 달러 공급을 늘리는 방식으로 정책 개입에 나서 환율을 낮추겠다는 겁니다.

    우선 조선사들이 선물환을 팔기 어려워 달러 공급이 줄고 있다고 보고, 시중은행이나 수출입은행에 선물환을 매입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외환당국이 직접 매입해 연말까지 약 80억달러를 외환시장에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선박 수주 대금을 장기간에 걸쳐 나눠 받는 조선사는 대금을 받을 때 환율이 수주 때보다 낮으면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어 일단 은행으로부터 일정 환율에 따라 원화 자금을 당겨 받는 식으로 위험을 회피하는데,

    최근 달러값이 너무 오르는 바람에 은행이 선물환 매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서학개미가 해외 주식을 팔거나 기업과 금융사들이 해외에 보유한 자금을 국내로 가져오면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올 2분기 기준 대외금융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대외금융 자산은 외환보유액의 2배 수준인 7,400억달러에 달하는데,

    민간이 대외금융자산을 팔고 자금을 국내로 유입시킬 경우 환율 상승 압력이 약해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환당국의 수급 안정화 방안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강제성이 없이 인센티브만으로 민간의 해외 금융자산 매각을 활성화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데다, 강달러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선사들이 선물환 매도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대대적인 시장 개입 정책이 발표됐지만, 미 연준의 긴축과 영국 파운드화 폭락의 위세에 오늘 원달러 환율은 13년 6개월만에 1,430원대로 치솟았습니다.

    [문정희 /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 : 달러 매수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달러 매도가 나오는 것이 아니고…. 오늘 같은 경우는 시장 자체가 불안심리가 상당히 고조돼 있고 파운드화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자체가 혼돈이 왔기 때문에 정책적인 부분들이 효과를 못 내는 것 같아요.] 

    이런 가운데 외환당국은 과거 위기 때마다 `안전판` 역할을 해 온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엔 또한번 선을 그었습니다.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이론적으로는 지금 통화스와프가 필요 없는 상황입니다. 조건이 맞지 않는데 지금 마치 우리나라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스와프를 달라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저자세일 수 있습니다.]

    추경호 부총리도 미국 재무당국과 필요시 유동성 공급 장치 가동을 합의했지만 통화스와프는 "시기상조"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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