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기로 5억 찍어 낸 20대, 가짜돈으로 '금' 사려했다

입력 2022-12-1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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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원이 넘는 위조지폐를 제조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20대들이 위폐로 금을 사들여 현금화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통화위조 및 특수절도 혐의로 20대 A씨와 B씨를 구속해 16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의 지시를 받고 위폐로 금을 매입하려 한 혐의(위조통화취득)로 20대 여성 C씨를 불구속 송치했다.
A씨와 B씨는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자신들이 운영하는 수원시의 옷가게에서 복합기와 노트북, A4용지 크기의 한지 등을 이용해 5만원권 위조지폐 5억5천800만원 어치를 찍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지난 5일 SNS를 통해 접촉한 C씨에게 "인터넷에서 금을 파는 사람들로부터 금을 매입해달라. 일정액의 수수료를 지급하겠다"고 말한 뒤 5만원권 위폐 1천만원 상당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C씨는 이날 부산시 내 한 상가 뒤편의 쓰레기 더미에 일명 `던지기`(특정 장소에 물건을 놓으면 찾아가는 방식) 수법으로 놓여있던 위폐를 취득한 혐의다.
그러나 C씨는 실제 금을 매입하지 못한 채 당일 다시 위폐를 제자리에 갖다 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C씨가 쓰레기 더미에 되돌려 놓은 위폐는 길을 지나던 노인이 주워간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 노인은 자신이 주운 돈이 위폐인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이를 모두 불태웠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문제의 위폐 1천만원 상당이 불탄 정황을 확인한 뒤 그에 대해서는 불입건 처리했다.
평택 경찰은 관내에서 발생한 금은방 절도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위폐 제조사건의 전말을 밝혀냈다.
앞서 A씨와 B씨는 지난 5일 오전 4시 30분께 평택시의 한 금은방에서 5천만원 상당의 귀금속류를 훔쳐 달아났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사건 당일 오후 8시 20분께 부산에서 이들 두 사람을 검거했다.
경찰은 검거 당시 이들이 타고 있던 차량 내에서 1억6천800만원 상당의 5만원권 위폐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돈이 현금인 줄 알고 세어보는 과정에서 위조방지 장치 중 하나인 띠형 홀로그램이 없는 점을 수상히 여겨 추궁한 끝에 위폐 제조 사실을 밝혀냈다.
이어 A씨와 B씨가 운영하는 옷가게에서 위폐 제조에 사용한 범행 도구 및 5만원권 위폐 3억8천만원 상당을 추가로 찾아냈다.
경찰은 이들이 위폐 제조에 사용한 한지가 실제 지폐와 유사한 두께와 질감을 갖고 있었으며, 현장에서 띠형 홀로그램 제작에 필요한 재로 등이 나온 점에 미뤄볼 때 더욱 정교한 위폐를 제작하려 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 송치한 피의자들은 제삼자를 통해 위폐로 금을 산 뒤 이를 되팔아 현금화할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범행 시도 첫날 검거됨에 따라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이들이 제조한 위폐가 시중에 유통된 것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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